이슈데일리

[여창용의 광대역엔터] '감격시대', 시대극 악역 계보가 달라졌다

기사 등록 2014-03-14 16:50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여창용기자] 일제강점기가 배경인 시대극에서 악역은 항상 일제 또는 친일파들이었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주먹황제 김두한을 주인공으로 한 시대극에서 김두한은 정의의 편이었고, 일제와 야쿠자는 당연히(?) 악당이었다. '장군의 아들'이 그랬고, '야인시대'가 그랬다. 물론 김두한의 라이벌인 하야시는 김두한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과시했다.

하지만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은 일제강점기 시대극에서 악역이 일제나 친일파가 아닌 다른 세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위협은 결코 일제나 친일파보다 덜하지 않다.

지난 13일 방송된 '감격시대' 18회에서 김옥련이 황방과 계약을 맺는 모습이 그려졌다. 가수를 꿈꾸는 김옥련에게는 기회이지만 실은 황방 설두성에게 인질로 잡히는 것이다. 설두성은 김옥련을 이용해 신정태를 잡아두려는 것이다.

설두성이 김옥련을 이용해 신정태를 잡아두려는 목적은 클럽 상하이를 운영할 책임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상하이 7인방 중 한 사람인 설두성이 직접 마약을 취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정태는 황방과 설두성의 의도를 간파했다. 그는 김옥련을 피신시키려 했지만 김옥련은 자신 때문에 신정태가 위험해지느니 차라리 황방의 보호를 받는 것을 택했다. 하지만 신정태는 설두성의 의도대로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아버지 신영출이 죽은 이유가 설두성의 아편 유통을 막았기 때문임을 알게 되면서 진짜 복수의 대상이 일국회가 아니라 황방이 됐다. 종전 일제강점기 배경 시대극에서는 좀처럼 나타나기 어려운 갈등구도이다.

황방이 신정태를 상하이로 불러들인건 그를 진심으로 아껴서가 아니라 '황방의 매'로 부릴 속셈이었던 것. 신영출은 그런 황방의 의도를 알아챘지만 결국 제거되고 말았다.

그동안 중국계 조직인 황방은 신정태에게 우호적이었다. 신정태가 위기에 빠졌을 때는 진심을 다해 그를 도왔다. 신정태가 상하이에 등장했을 때 끊임없이 견제했던 정재화와 달리 황방은 그를 가족처럼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신정태를 잡아두기 위한 술수였다는 것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