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김성연의 영화이야기]'곡성', 영화가 끝난 후 관객의 발걸음을 곡성으로 이끌까?

기사 등록 2016-05-11 17:31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김성연기자]'황해' 이후 6년만에 다시 관객을 찾아온 나홍진 감독의 신작 '곡성'에 영화팬들이 거는 기대가 뜨겁다.

'곡성'은 어느 날 갑자기 마을에 외지인이 나타난 이후 알 수 없는 사건들이 마을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경찰 종구(곽도원 분)가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나홍진 감독이 '곡성'의 주무대를 잡은 곳은 다름 아닌 영화의 제목과 동명지역인 전라남도 곡성. 실제로 영화 속 다수의 장면들이 전남 곡성에서 촬영됐고 영화의 제목으로 쓰여질 정도로 곡성은 나홍진 감독에게 많은 영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곡성'에 실제 지명이 쓰인 만큼 곡성에 실제 살고 있는 주민들은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더군다나 나홍진 감독은 이전작 '추격자'와 '황해'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폭력적인 묘사를 통해 관객들의 심리를 옥죈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주민이라면 이 소식을 듣고 실망할 수도 있을 터.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곡성의 군수가 직접 영화 '곡성'에 대한 반응을 지역신문에 기고한 글이 덩달아 화제에 올랐다.

곡성 군수는 지난 4월 22일 한 지역신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지역과 같은 이름을 건 공포 장르의 영화가 개봉한 다는 사실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번 기회를 곡성 지역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이전 일본 아오모리 현 사과농장에서는 태풍으로 90% 사과가 낙과하는 재해를 겪었다. 하지만 그들은 낙담하지 않고 나머지 10% 사과를 태풍도 견뎌낸 '합격사과'로 마케팅 해 10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팔았다"며 위기를 기회로 삼자고 주장했다.

'곡성'의 제작진도 이를 간파했는지 영화의 제목 한자를 울 곡(哭), 소리 성(聲)으로 바꾸는 기지를 발휘했다. 또한 '곡성'은 이미 영화 촬영에 앞서 지자체와 협조까지 끝마친 상황. '곡성' 관계자에 따르면 영화 '곡성'은 "지역의 영상미와 자연의 경이로움을 매우 아름답게 담고 있어 영화가 개봉한 이후 직접 작품을 보면 오히려 관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곡성' 이전에도 유명한 지명을 영화의 제목에 사용해 개봉 전 곤란을 겪은 사례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09년 개봉한 영화 '해운대'. '해운대'는 당시 지진으로 발생된 쓰나미가 100만 피서객이 모인 해운대를 강타한다는 내용으로 논란을 겪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해운대'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그해 최고 관객을 모은 영화로 기록됐다.

'곡성' 또한 지난 3일 언론시사회 이후 평단으로부터 걸작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과연 영화가 흥행에 성공해 곡성 군수의 바람대로 관객들의 발걸음을 곡성에 까지 이루게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곡성' 스틸컷, 폭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김성연기자 sean5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