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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미녀공심이’ 걸스데이 민아 “‘공심이’ 연기하며 카타르시스 느꼈다”

기사 등록 2016-08-05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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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인생캐릭터를 만났다. 가발 하나 쓴 것이 이토록 신의 한 수로 작용할 줄이야.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를 계기로 민아는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에서 배우로 제대로 된 두각을 나타낼 수 있게 됐다. 첫 회 8.9%의 시청률로 출발해 평균 12.3%를 기록, 마지막 20회는 15.1%로 자체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아름답게 막을 내렸다. 이로써 민아의 공중파 첫 주연 도전은 성공이다.

“생각보다 많이 사랑해주신 것 같아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첫 주연이었기 때문에 사실 걱정과 부담이 크기도 했는데 백수찬 감독님과 남궁민 오빠가 많이 도와주셔서 많이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원섭섭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섭섭한 마음이 훨씬 크네요. 언젠가 끝날 거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공심이를 떠나보낸다는 게 참 아쉬웠어요.”

드라마가 종영한 후에도 민아는 사랑스러운 캐릭터 공심이로부터 쉽게 헤어 나오지 못했다. “처음에 대본을 보고 공심이 캐릭터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욕심이 나더라고요. 크게 용기를 내고 다짐을 하고 시작했어요.”라는 그의 선택은 결국 옳았다. 드라마는 매 회마다 화제의 중심에 섰고, 공심이와 민아 자체의 싱크로율 일치에 감탄하는 반응들이 쏟아졌다.

극 중 공심이는 ‘엄친아’ 캐릭터인 친언니 공미(서효림 분)와 끊임없이 비교 당한 것도 모자라 대학 재수에 취업 재수까지 하면서 갖은 스트레스로 원형탈모에 시달리다 똑 단발로 겨우 결점을 감추는 인물이다. 일명 ‘중학생 단발’로 불릴 법한 촌스러운 헤어스타일이지만, 민아가 소화하니 귀여움은 물론,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걸그룹 멤버의 과감한 대변신이다.

“놀라기는 했죠. ‘이런 가발도 써야 하는 구나’라면서요. 하지만 곧 공심이 캐릭터가 꾸미지 않는 친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반적인 여성들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 가발이 공심이의 내적인 콤플렉스를 외적으로 나타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고서 가발을 쓰니 괜찮은 거 있죠. 사실 공심이는 저와 비슷했던 것 같아요. 집안에서 계속 차별을 받다보면 밖에서 자존감이 떨어지는 건 당연할 테고 사람들과 잘 지내지 못할 것 같았어요. 저 방민아라는 사람도 걱정이 많고 고민이 원체 많은 스타일이어서 깊게 파고드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카메라 앞에 설 때는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 하고 긍정적으로 하려 해요.”

“제 원래 모습을 보면 많이들 놀라요. 밝은 모습과는 달리, 여러 군데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보고는 ‘쟤가 무슨 일이 있나?’라며 걱정하기도 하죠. 지금은 제가 밝고 명량한 친구라고 많이들 아실 텐데, 사실 저 방민아라는 사람은요, 딥(Deep)한 부분이 있어요. 걱정이 끝이 없는 스타일이고, 쓸데없는 걱정도 많이 하고, 자책하고 몰아붙이는 스타일이에요. ‘공심이’를 하면서도 고민이 많았죠.”

요 근래에는 자신이 과연 앞으로도 연기를 계속 도전해도 괜찮은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는 민아. 과거에는 욕심껏 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주연을 맡으며 연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다고 깨달았다. 그러다 문득 ‘나는 참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라는 생각도 했다. 앞으로는 역량이 닿는 대로 차근차근 해 나아가리라 다짐한다. 아직 더 연기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도 판단한다.

“제가 워낙 저를 몰아붙이는 성격이에요. 칭찬해주실 때는 너무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저도 모르게 안일하게 넘어갈까봐 더 조심했어요. 칭찬해 주신 것이 굉장히 벅찼죠. 다음에 또 주연이 들어온다면 분명 부담감이 있긴 할 거예요. 하지만 역할에서 주조연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가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볼 것 같아요.”

‘미녀 공심이’는 공심이 캐릭터 하나만으로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지만, 안단태(남궁민 분)와의 풋풋하고 달달한 관계가 시청자들을 안달 날 정도까지 만들었다. 능청스러우면서 엉뚱한 인권 변호사 단태는 공심이에게 키다리아저씨 같은 듬직한 존재였다. 극의 전반적인 흐름은 두 사람의 애틋한 케미에서 빛을 발했다.

“남궁민 오빠한테 감사함만 있었죠. 아직은 부족하다 보니까 저도 잘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 될 때도 있잖아요. 아직은 연기가 익숙지 않다보니 제가 오빠와 연기하면서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있었어요. 제가 오빠의 감정선에 비해 덜 전달하지 않았을까 걱정하기도 했는데, 오빠가 잘 이끌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단태 같은 남자 좋죠. 존재만으로 치유가 되는 인물이잖아요. 공심이의 탈모 상황도 다 받아주고. 진짜 든든할 것 같아요. 자상하고 섬세한 남자는 모든 여자의 로망인 것 같아요.”

상대 배우 남궁민의 이야기를 전한 후 민아는 촬영 당시 전반적인 분위기를 다시금 떠올렸다. 그 속에는 꽤 많은 에피소드가 담겨 있었다.

“끝까지 가발을 쓰고 연기를 하다 보니 실제로도 공심이로 많이 불러주셨어요. 처음에는 드라마 초반에만 가발을 쓰기로 했었는데 설마 했던 일이 일어났더라고요. 좀처럼 가발을 벗으라는 말씀이 없으셔서 ‘이러다 20부까지 쓰는 거 아닌가’ 했는데 진짜 마지막 회까지 쓰더라고요. 이제는 가발 없는 공심이는 상상하기 어려워요. 한 번은 극 중에서 저희 집에 정전이 나는 신이 있었어요. 눈앞이 깜깜해서 넘어지는 신이었는데, 마지막으로 벌러덩 넘어짐과 동시에 가발이 훌렁 벗겨져서 폭소 분위기가 된 적이 있었어요.(웃음)”

“끝나기 4일 전부터는 촬영하느라 잠을 40분밖에 못 잤어요. 세팅하는 동안 겨우 자곤 했죠.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고 ‘컷’하고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는 안 울 줄 알았어요. 남궁민 오빠는 ‘너 첫 주연이라 더 심할 거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엄청 허전하고 공허하고 그래요. 마치 애인과 헤어진 기분이에요.”

민아는 ‘미녀 공심이’를 자신의 인생작이라 단언했다. 앞으로도 그만큼 사랑받는 역할을 만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란다. 얻은 것도 많고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것 같아 평생토록 고마워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 기억했다.

“공심이를 만나서 저한테도 위로가 된 것 같아요. 몰입을 하면서 순간순간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제가 워낙 싫은 소리, 명령어도 못하고 속으로 삭이는 편이에요. 저 자신이 피곤하게 살아요. 이게 참 안 고쳐지더라고요. 극중에서는 일침을 날리고 할 말 다 하잖아요. 처음에는 연습을 할 때도 그 대사가 잘 안 질러지던데 막상 하니까 시원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이, 내 의견을 말하는 것이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는 구나라는 거였어요. 공심이를 통해 대리만족. 카타르시스를 느꼈죠.”

가수도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처럼 콘셉트가 있고, 나름의 스토리가 있다. 가수는 연말 시상식 등의 무대로 언제든지 콘셉트를 다시 입을 수 있다. 하지만 배우의 캐릭터는 작품이 끝나면 다시 만날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가수 할 때와는 확실히 달라요. 떠나보낸다는 느낌이 있어요. 드라마 하는 4개월 동안 제가 공심이었고, 공심이가 저이기도 했던 거죠.”

마지막으로, 지난 5월 봄부터 7월 여름까지 공심이로 산 민아의 가을 이후 하반기 계획은 이렇다.

“걸스데이로는 9월쯤에 찾아뵐 것 같아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지만, 솔로 앨범이든 드라마가 먼저 됐든 너무 급하게는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사진=이슈데일리 이혜언 기자)

한해선기자 churabb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