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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의 잼있게 미술읽기] 물랭루즈를 사랑한 화가 '로트렉'

기사 등록 2012-01-14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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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렉,물랭루즈에서,1891,알비 둘르즈 로트렉 미술관.

[이슈데일리 박정은 미술컬럼 전문기자] 술집과 사창가를 사랑했던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이 처음으로 그린 포스터가 파리 몽마르트로의 유명 카바레 '물랑루즈'입니다. 이 작품은 로트렉의 출세작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몽마르트로는 댄스홀,카바레들이 도처에 있는 밤의 유흥이 넘쳐나는 방랑자의 도시였습니다. 로트렉은 몽마르트로의 모든 업소를 매일같이 드나들며 그곳의 모습들을 스케치 하였습니다.그는 이곳에서 영감을 얻어 댄서 매춘부등 많은 그림들을 그렸습니다.

로트렉은 스페인 국경과 가까운 남부 프랑스의 알비에서 태어났습니다.그의 집안은 대대로 알비지방의 영주귀족이었고 로트렉은 집안을 이어 가야할 큰아들이었습니다. 명문귀족의 자제인 그가 왜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방종의 도시 몽마르트로 댄서홀에서 알코올에 찌들어 관객들과 댄서들의 모습을 그리며 그의 생을 마감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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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속의 로트렉 Lautrec in Bed 1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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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혼자)Alone,1896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외모를 가지고 태어날수 없지만 로트렉은 152센티미터도 안되는 작은키에 사람들이 혐오하는 못생긴 외모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이런 외모를 가지고 태어난 로트렉은 자신에게 냉대하고 불친절한 사회에 상처를 받으며 자랐습니다.

로트렉의 부모님들은 아들의 키를 자라게 하기위해서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불행하게도 사고로 다리가 골절 되면서 두다리의 성장은 멈추었습니다. 부모님들은 사고로 로트렉의 성장이 멈추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귀족의 혈통을 지키기 위해 오랜 관습이었던 근친결혼이 화근이 되어 유전적인 뼈 질환이 발병된것이었습니다.

불행한 나날을 보낸 로트렉이 양친의 허락을 얻어 전통을 중시하는 레옹보나의 화실과 페르낭 코르몽의 문화생이 되어 그림공부를 하며 화가의 길에 들어 섰고 그후 몽마르트로가서 보수적이며 규범적인 귀족집안의 생활과는 정반대인 방종의 생활을 하며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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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의 키스 in Bed The kiss,1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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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The kiss

화가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자신의 이념이나 문화적인 생각 그시대의 이슈화된 사건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표현합니다.또한 화가의 그림에는 그가 살아온 인생이 녹아 들어 있어 일상의 행적들과 생활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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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1892ㅡ1895)자화상

로트렉은 외소한 외모와 장애를 가진 신체적인 콤플렉스를 범죄,노름,매춘등이 일상적인 몽마르트로가서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며 자신의 콤플렉스를 화려함이 넘쳐나는 물랑루즈에서 댄스홀의 일상적인 풍경을 스케치하며 타고난 재능을 마음껏 펼치며 자신이 원하는 삶으로 바꾸어 살았습니다.

그가 초창기에 자주 다니던 곳은 '엘리제 몽마르트로' 라는 댄스홀로 '춤 검열관'이 있을 정도로 패티코티 밑으로 다리를 높이 차올려 맨살을 드러내며 대담하게 춤을 추는 댄서들이 있는곳이었습니다.

'엘리제 몽마르트로'는 연일 손님들로 붐비는 최고의 댄스홀이었지만 밤이면 밤마다 눈부시게 빛나는 빨간풍차로 유명해지게 된 '물랑루즈'가 등장하면서 손님들은 휘황찬란한 불빛의 물랑루즈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물랑루즈'는 즐겁고 유쾌한 음악과 술, 예쁘고 매력적인 여자들로 활기찼으며 몽마르트로의 예술가들과 작가, 관광객, 유흥을 즐기며 멋과 낭만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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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랭루즈의 춤,캔버스에 유화,1890,펜실 베이니아 필라텔피아 미술관.

이곳을 찾는 여자들은 기품있는 모자와 화려한 옷으로 한껏 멋을 부려 치장하였고 남자들은 멋진 중절모에 단정한 옷차림으로 멋을 부렸으며 여기에 가벼운 지팡이를 들었습니다.

물랑루즈 가 창설된지 2년후인 1891년에 흥행사 지드렐은 새로운 공연물을 위해 로트렉에게 포스터를 부탁하였습니다.로트렉은 이미 물랑루즈의 단골이었고 그곳을 테마로 작품을 그리고 있을때였습니다.

지드렐이 로트렉의 재능을 알았봤지만 그래도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로트렉에게 포스터를 맡긴다는것은 상당히 대담한 결정이었습니다.창설이래 물랑루즈의 포스터는 그당시 포스터계에서 왕좌를 차지하고 있었던 인기가 많았던 판화가 셰레가 맡고 있었습니다.

셰레가 그린 화려하고 달콤한 포스터는 대중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1880년대는 포스터가 점차 애호가들에 의해 예술적 가치를 깨닫기 시작한 시대였습니다.포스터가 단지 선전의 도구가 아니라 감상의 대상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1889년 1890년에 파리에서 두 차례에 걸쳐 셰레의 포스터 전람회가 열려 크게 호평을 받았습니다.미술관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일반 대중들에게 잠깐동안이라도 화려한 꿈을 주었다고 할수 있습니다.

'인생은 종종 어둡고 서글프다.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사랑스럽고 화려하게 그려야한다.바로 그래서 파랑과 분홍색 이 있는것이다'라고 말한 셰레는 어떤의미에서 그 시대의 영웅이었습니다.

따라서 로트렉은 물랑루즈의 새 포스터를 만드는데 있어서 그의 포스터는 셰레의 작품과 비교될수 밖에 없음을 로트렉도 잘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로트렉의 물랭루즈는 셰레의 달콤하고 화려한 양식과는 정반대로 날카로운 현실 관찰과 석판제작의 특색을 살린 대담한 구성으로 새로운 포스터를 만들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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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렉,물랭루즈에서,1891,알비 둘르즈 로트렉 미술관.

빨강, 노랑, 검정등 선명하고 화려한 색채를 뿌려 놓은 화면 정가운데 한쪽 다리를 번쩍 들고 춤추는 댄서의 치마를 대담하게 아무색도 쓰지않고 종이색 그대로 놓아 두었습니다.그럼에도 관객이나 남자 무용수를 표현한 주위의 어두운색들이 대비를 이루면서 그로인해 백합꽃같은 치마 모양의 윤곽선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림 앞쪽에는 실크해트를 쓴 남자무용수가 역광을 받아 마치 술취한듯 비틀거리며 춤추는 모습이 실루엣처럼 떠오르고 있습니다.화면 중앙에 다리를 치켜올린 댄서는 당대 최고의 인기 무용수였던 '라 굴뤼(먹보)이며 화면 앞쪽의 남자는 유연한 신체 때문에 '뼈 없는 발랑탱'이라고 불렸던 유명한 남자 무용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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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랭루즈를 출발하는 잔 아브릴,1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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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의자에 앉은 여자 (나부습작)

로트렉은 무도회장의 화려한 분위기를 종전의 명암법과는 다른 정확한 데생력과 일본 우키요에 판화에서 배운 대담한 구도로 표현하였습니다. 또한 로트렉은 술에 취해 있을때도 연필을 손에서 놓지않고 눈에 비치는 물랭루즈안의 풍경을 쉬지않고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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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물랭루즈 포스터,니콜키드먼,이완 맥그리거 주연

니콜키드먼,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대중 뮤지컬 영화 '물랭루즈'에서도 로트렉이 등장하였을 정도로 그는 매일같이 물랭루즈를 찾아와 쑥의 줄기와 잎을 잘게 썰어 고농도의 알코올을 부어 추출하여 증류한 압생트를 마시며 관객과 댄서들의 모습그렸습니다.

뮤직홀 가수들과 매춘부,포주들이 주된 관객이기도 했던 술과 담배연기 자욱한 화려함과 방종이 존재하는 물랭루즈에서그는 외소한 외모와 장애를 가진 신체적인 콤플렉스에 대한 도피와 자유 둘다를 취했으며 이곳에서 미술적 재능을 마음껏 뽐내며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갔습니다.자신이 선택한 세계에서는 그의 못생긴 외모가 관심거리가 아니라 그의 그림이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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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는여인,1889.오르세 미술관.

운명적으로 특권을 누리는 귀족집안의 자제였지만 근친결혼한 자손들에게 일반적인 '픽노디소스토스'라는 희귀한 선천성 질병애 걸린 그는 보수적인 집안의 귀족출신인 그의 인생과는 전혀 무관할거 같았던 밤의세계에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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