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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타칼럼-김준현]4부. 인간 김준현의 조건

기사 등록 2013-01-2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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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는 대한민국, 작게는 ‘개그콘서트’를 대표하는 개그맨으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을 두고 ‘김준현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만큼 그는 지난해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2013년은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나아가 신선한 웃음을 전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어느덧 김준현 칼럼의 마지막이다. 그동안 소소하게 삶의 일부를 드러낸 그가 커다란 포부로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지금까지 김준현의 지난날을 되돌아 봤다면, 이제는 미래다. 김준현이 염원하는 소망과 꿈이 모두 이뤄질 수 있도록, 향후 그의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편집자주

‘네가지’를 통해 좋아하는 스탠딩 코미디의 희열을 맛 볼 수 있어서 큰 행복을 느꼈어요. 그래서인지 오랫동안 코너를 이어가고 싶은 바람도 있고요. 물론 연기가 필요한 새로운 코너를 계획 중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다른 곳에서도 얼굴을 내비치고 있네요.

<스탠딩 개그의 희열을 맛보게 해준 ‘네가지’>

‘개그콘서트’로만 활동하다가...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게 됐습니다. 이 역시도 대중들이 주신 사랑 덕분이죠. 새로운 경험은 또 다른 자극이 되더라고요. 지금까지는 짜인 대본을 보고, 연습을 한 뒤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을 발산했지만 버라이어티는 순간 타이밍이 중요하더라고요. 모든 것이 ‘개그콘서트’처럼 짜여 있다면 참 잘 할 수 있을 텐데... 버라이어티에 나간 개그맨들이 간혹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익숙하지 않아서죠.

저 역시도 아직 완벽히 적응 하지는 못했어요. 어느 정도 하다보면 입이 풀린다고들 하던데, 욕심을 내면 낼수록 이상해지는 것 같아서 최대한 편안하게 하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얼마 전에 시작한 ‘인간의 조건’은 참 편안해요. 늘 봐오던 ‘개그콘서트’ 동료들과 함께하기도 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시면 됩니다”라는 제작진의 말 덕분에 긴장을 풀 수 있었죠.

<‘인간의 조건’ 멤버들입니다!! 화이팅!!>

# 인간의 조건, ‘인간 김준현’의 모습 그대로

‘개그콘서트’가 아닌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가면 이야기를 많이 하라고 하시는데, 상황극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순간적으로 나올 때가 있어요. 하하하. 뜬금없이 콩트가 돼 버린다든지. 그런데 버라이어티는 그만의 독특한 흐름이 있죠. 그걸 제대로 읽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여전히 긴장이 되고요.

그런 면에서 ‘인간의 조건’을 만난 건 참 행운이죠. 좋아하는 선, 후배들과 한 공간에서 꾸미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 사실 친숙한 이들과 함께여서 시너지 효과도 더 높아지는 것 같고요. 의외의 모습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면 되니까.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요. 하하하. 처음엔 ‘이래도 되나..’ 싶더라고요. 근데 제작진이 “있는 그대로 모습, 보여주세요. 괜찮아요”라고 해서 한결 마음이 편안해요.

그게 통한건지, 정규 편성 소식이 들리더라고요. 멤버도 그대로! 포맷도 그대로! 미션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건 마찬가지니까 즐겁게, 신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간의 조건’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 개그는 발전해야 한다

무엇보다 ‘개그콘서트’의 가장 큰 힘은 든든한 선배님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선배들 덕분에 계속해서 사랑받으면서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선배들이 직접적으로 가르쳐 주는 부분도 있지만 그들의 노하우를 눈으로 보면서 익히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존재만으로도 든든하죠.

‘개그콘서트’만 잘 되서 좋겠다는 말이 좋으냐고 물으면, 단연코 아니라고 대답할 거예요. 모든 개그맨들이 잘 되는 길이 결국 우리가 잘 되는 길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땀과 열정, 노력을 누구보다 잘 아니까요. 밤을 새면서 구상하고, 몇 번을 수정한 것을 들고 무대에 오를 텐데. 모두 다 잘돼야 잘되는 거죠... 타 방송사의 개그프로그램도 좋아하고, 자주 챙겨 보거든요. KBS뿐만 아니라, 유행어가 쏟아지던 시절이 있었잖아요. 그 때처럼, 각사 개그프로그램들이 활약을 펼쳐서 코미디 흥행기가 왔으면 해요.

또 하나 아쉬운 점은 ‘풍자개그’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들이에요. 마냥 웃기기만 한 개그보다 약간 무게가 있는 코미디를 하려고 노력하는데, 껄끄럽게 받아들이는 일부 시선들이 안타깝죠.

쓴 소리, 일침이라는 식으로 기사화되기도 하는데 사회의 부조리나 정치적인 풍자를 비꼬고, 직접적으로 지적할 수 있는 건 코미디뿐입니다. 그래서 과거의 ‘폭소클럽’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 같은 프로그램들이 부활하길 누구보다 바라고요. 해외를 보더라도 정치 풍자, 성에 대한 개그가 없는 나라는 없거든요. 어찌 보면 그런 것들이 정통 코미디의 한 부분인데도, 받아들이기 불편해 하는 분들이 계셔서 아쉽고 안타까울 때가 많죠.

사실 코미디에 풍자를 넣는다고 해도, 용인이 되는 선에서 그칩니다. ‘바랍니다’ '잘해주십시오‘라는, 딱 그 정도의 선인데. 최소수위에서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코미디언 한 개인이 힘들어지는 상황을 보면,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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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롤모델, 존경하는 김준호-김대희 선배님!!>

#　나에게 힘을 주는 사람들

지금의 저를 있게 한 많은 분들이 계시죠. 정말 감사드리고, 표현은 잘 못해도 항상 마음 한 구석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롤모델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그럴 때면 주저 없이 저는 김준호, 김대희 선배님을 말하곤 합니다. 두 분이 없으면 지금의 ‘개그콘서트’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난 여름, 김준호 선배와 한 컷!>

몇 년 전이었어요. 하루하루 똑같은 것이 반복되는 삶이 너무 싫은 거예요. 지루하기도 하고, ‘내가 바랐던 건 이게 아닌데...’ ‘다른 사람들은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 때 김준호 선배께서 저의 마음을 알아차리셨는지 느닷없이 “형은 10년 째 아이디어 짜는데, 오늘도 짜고 있다. 열심히 해야 겠다!” 그러는 거예요.

그 말을 들은 순간, 바로 아차 싶었죠. 조용히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앉아서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아마도 제 표정을 읽으신 거겠죠. 그리고 저의 기분과 생각을 먼저 느끼고, 그 과정을 지나오셨을 테니까요.

정신이 해이해지거나, 반복된 일상이 지칠 때 즈음 김준호, 김대희 선배를 보면서 마음을 고쳐먹죠. 지금까지 ‘개그콘서트’를 지켜 오신 선배님들이 연습하시는 걸 보면...그럴 수밖에 없어요. 정말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열정적으로 하시거든요.

한 가지 일을 10년 이상 하면 보통 장인이라 불리고, 노하우가 쌓이기 마련이잖아요. 개그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시대가 변하고, 대중들의 기호가 달라지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나가야 하니까요. 그래서 더 두 분을 존경합니다. 10년 이상 해온 것만으로도 대단하신 분들인 것 같아요.

그리고 형들이 좋아해주세요 저를. 하하하. 뭐랄까..애틋함이 있어요.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죠. 동기들은 언제나 든든한 힘이 돼 주고 있어요. 제가 얻은 보물들이죠 모두.

<동기 신보라와 후배 김민경!! 참 착하고, 바른 친구들!>

또 앞서도 언급했지만 늘 저의 곁을 지켜주는 매니저들. 저 보다 더 고생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친구들이에요. 저를 위해서 발로 뛰는 스태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겁니다.

제가 일어나는 시간보다 더 빨리, 그리고 자는 시간보다 더 늦게. 항상 그 생활 패턴을 유지해야 하니까 제가 피곤하면 그들이 더 피곤하다는 거죠. 근데 사람이 마음은 늘 그렇게 생각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서 문제인 것 같아요.

<늘 내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매니저, 김인섭 팀장! 앞으로도 잘 부탁해!>

계속 마음에는 있었지만 도통 기회가 없어서 ‘고맙다’는 말을 대외적으로 하지 못했는데, ‘2012 연예대상’ 시상식에서야 비로소 하게 됐죠. 이 기회를 통해서도 꼭 하고 싶네요.

고맙다!!! 앞으로도 우리, 같이 열심히 해보자!!!

# 10년 후

시간이 흘러도 ‘개그콘서트’는 꼭 쥐고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노력할거고요. 그냥 망설임 없이, 쭉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배들처럼 10년 이상은 계속 하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요..하하.

‘개그콘서트’는 물살이 빠르게 흘러가는 협곡 같아요. 물살을 가르고, 배에 올라 타 가는 것도 힘들어요. 빠져 나오면 다시 발 담그기가 쉽지 않죠. 저는 그 물살을 쭈욱~ 타고 10년 차까지 했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 코미디 시장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 굉장히 좁아요. 코미디언들이 할 수 있는 영역, 시장이 넓어졌으면 해요. 거기에 저도 한 몫하고 싶고요. 이를 테면 영화, 캐릭터 사업, 콘텐츠 등등 코미디언들이 주도권을 잡는 영역이 확장되길 바랍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을 밝히기도 했지만, 연기자로서의 도전도 꼭 하고 싶어요. 뭐랄까, 개그맨이 연기를 하면 꼭 우스운, 코믹스러운 연기만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요. 실제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 제의가 와도 우스꽝스러운 행동이나 말투를 원하시고요. 코미디 영화에 진짜 코미디언들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저는 그 한계, 벽을 무너뜨리고 싶어요. 영화 속 밝거나 혹은 어두운 부분을 코미디언이 모두 표현해내는 거예요. 역할에 맞게. 그렇게 시장, 영역을 넓혀가고 싶은 바람이죠.

무대 위에서 대중들에게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을 넘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희노애락’을 안겨 드리고 싶은 것이 저의 큰 꿈이자, 목표입니다.

10년 후요? 여전히 무대 위에서 개그를 하고 있고, 직접 쓴 작품도 한 편 완성돼 있으면 더 좋겠네요. 코미디언들이 힘을 합쳐 만든 영화로요. ‘개그맨들이 만들었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근사했으면...꿈이 큰가요?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달려 나가겠습니다.

아, 그리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으면 좋겠네요. 지금도 종종 아빠, 엄마가 책을 보고 있으면 옆에서 아이들도 같이 동화책을 보고 있는 그림을 상상해요. 조용하게~ 아주 단란한 가족의 모습! 모든 사람이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는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 친구 같은 아버지, 든든한 남편으로 살아가야죠. 하하하. 생각만 해도, 좋으네요.

이로써 저의 이야기를 모두 담아냈습니다. 어떠셨나요? 어디에서도 하지 않은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는데 재미있으셨다면 다행입니다. 하하하. 앞으로도 계속해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갈 테니, 지켜봐주시고요.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2013년도 잘 부탁드립니다! 항상 열심히 하는 코미디언, 김준현 되겠습니다!!

글 김준현
편집 황용희 국장(이슈데일리) ent@issuedaily.com
사진 이슈데일리 김효범작가(로드스튜디오) 코코엔터테인먼트 KBS

황용희기자 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