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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연평해전' 이현우 "순박한 사랑 연기 해보고 싶어요"

기사 등록 2015-06-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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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이린기자]마냥 국민 남동생이 아니다. 통통 튀는 고등학생을 연기하던 앳된 얼굴의 소년이 영화 ‘기술자들’(2014)에 이어 ‘연평해전’에서 진짜 남자가 됐다.

‘연평해전’은 지난 2002년 6월 대한민국이 월드컵의 함성으로 가득했던 그 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과 그들의 동료, 연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감동 실화.

한국과 터키의 3, 4위전 경기가 열리던 그날, 함께 행복할 수 없었던 연평도의 핏빛 기억을 13년 만에 다시 꺼냈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영화에 대한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현우는 ‘연평해전’에서 따뜻한 배려심과 성실함을 지닌 박동혁 상병으로 분했다. 실화, 그리고 가슴 아픈 우리 기억의 한 부분을 담아냈기에 그에게도 더 남다르다.

“역할도 중요했고 해야 할 게 다른 전작들보다 많아서 더 욕심이 나고 잘하고도 싶었지만 그에 따른 부담감과 압박감이 컸어요. 시사회 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들이 눈에 보였지만 고생한 만큼 나름대로 괜찮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 한편으로는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뿌듯해요. 촬영할 땐 캐릭터와 연기에 집중했다면 영화를 보고 나니까 그때 오히려 감독님이 얼마만큼 애정이 있으셨고 무엇을 보여주고자 했는지, 왜 만드셨는지 알겠더라고요.”

이현우는 1993생. 올해 나이로 23살이다. 연평해전이 일어난 2002년 당시 무엇을 하고 있었냐는 물음에 “단지 그때 당시에 월드컵이 이뤄졌고 그래서 나 또한 친구들과 응원하고 소리 지르고 지면 아쉬워한 것 같다”고 솔직히 털어놓는 그다. 하지만 영화 속 그는 박동혁 상병의 무거운 옷을 완벽히 입고 여린 소년에서부터 강인한 장정의 모습까지 그의 감정선을 관객들에게 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시나리오를 건네받고 전체적인 그림, 분위기까지 박동혁 캐릭터에 단번에 매료가 됐어요. 어떻게 보면 이전에 보여드렸던 이미지들과 비슷할 수도 있지만 밝고 정직한 모습들을 다르게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이후 전투장면에서 동료들을 위해 희생하는 그의 강인한 모습들이 많이 와 닿았어요.”

“동혁이는 감정선이 많아요. 감정의 변화가 크고 뚜렷한 캐릭터라 우선 시작부터 말씀드리자면 가장 해맑고 순수하고 착하게 보이고 싶었습니다. 어떤 인물들보다 가장 밝고 순진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어머니에 대한 효심과 사랑, 정들에 신경을 쓰기도 했고 끝으로 전투장면에서 막바지에 갔을 땐 누구보다 강인하고 남자다운 모습들을 불태우고 싶었습니다. 앞에 감정이 더 극대화가 될수록 뒤에 감정도 커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아픔을 더 크게 만들고 싶었거든요.”

‘연평해전’은 배 위에서의 이야기인 만큼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배 안으로 국한된다. 끈끈한 동료애가 빛났던 작품인 만큼 가장 곁에서 박동혁을 지켜줬던 한상국 하사 역을 맡은 진구에 대한 기억도 남다르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 진구 형과 많은 장면을 함께한 만큼 기억이 많아요. 뭔가 그냥 촬영장이 편했어요. 든든한 선배 형이 있을 때, 그리고 분위기를 잡아주시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제가 일반 사병들과 촬영할 때 리드도 해야 되는 상황들도 있었고 현장에서 분위기를 주도해 가야되는 부분들도 있었는데 진구 형과 무열이 형에게 간접적으로 느껴서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알게 모르게 형들의 모습이 몸에 밴 것 같아요.(웃음)”

앞서 ‘연평해전’은 제작 당시 예산 부족으로 잠정 중단이라는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김학순 감독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3차례에 걸쳐 후원금을 모아 영화를 완성시켰다.

“감독님과 만나 뵙고 이런 저런 제작과정을 들었을 크게 와 닿진 않았어요. 정확히 어떤 부분들이 얼마만큼의 힘인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엔딩 크레딧에 어마어마한 양의 성함들이 올라오고 그때 생각을 해보니까 ‘내가 그때 현장에서 촬영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우리 영화가 공개되고 알려질 수 있었던 게 저 분들의 힘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감사드립니다.”

큰 블록버스터 급 영화는 아니지만 30분의 전투 장면이 이 영화의 핵심이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그날의 현실이다. 이 영화의 배경인 ‘제2연평해전’ 이후 대한민국은 교전규칙을 적극적 응전개념으로 변경했다.

“영화 소재 자체가 원채 가슴 아픈 사건이고 민감하게 보실 수 있고 무겁게 생각할 수 있어요. 그냥 대원들의 모습을 그린 소소한 감동 속 묵직한 모습일 수도 있고요. 편안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보여드리고자 하는 것을 편안하게 보시면 우리 영화에선 잔잔하게 웃을 수 있는 부분도 많으실 거예요. 슬플 땐 눈물을 흘려주시고요. 그렇게 우리 영화는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러다 보면 뭔가 큰 여운이 남을 수 있을 거고 감독님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들을 분명히 느끼실 거예요. 영화가 끝나고 나면 많은 생각이 드실 겁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좋은 기억이 많이 있는 영화가 될 것 같아요. 처음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캐릭터를 맡으면서 고민도 많이 하고 열심히 했는데 그만큼 깨달은 것도 많고 조금 더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 작품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연평해전’은 분명 핏빛 기억이지만 이현우의 말처럼 따뜻했던 그들의 소중한 기억들에게 빠져들 수 있다. 그리고 관객들은 분명 ‘연평해전’으로 이현우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거다. 공교롭게도 다수의 전작들에 이어 ‘연평해전’에서도 남자 배우들과의 호흡한 그에게 앞으로의 작품 계획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 작품은 여자 배우분과 호흡해보고 싶은 게 아니라 순박한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멜로, 로맨스들이 진하고 격정적일 수도 있지만 저는 순진한 제 모습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그런 사랑 이야기를 다뤄보고 싶습니다.”

“악역 욕심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악역 캐릭터가 재밌을 것 같아요.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악역 캐릭터가 연기하는 입장으로서는 재밌는 소스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악역도 많이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아직 기회가 없었어요. 기대돼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