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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크로스’ 전소민, 다시 출발선에 선 배우

기사 등록 2018-03-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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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엔터테인먼트 아이엠 제공
[이슈데일리 최하은기자] 최근 tvN 드라마 ‘크로스’가 성황리에 종영을 맞았다. 극중 고경표와 함께 자연스러운 호흡을 펼치며 화두에 올랐던 전소민.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위기를 맞았던 드라마지만 전소민과 배우들은 굴하지 않았다. 지금부터 ‘긍정 소녀’ 전소민의 매력을 낱낱이 파헤쳐본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막 종영을 맞은 전소민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해맑은 미소와 긍정적인 에너지로 종영 소감을 전했다.

“거의 이년 만에 한 드라마예요. 메디컬이라는 장르물도 처음이고, 미니시리즈도 처음였어요, 그래서 그런지 촬영하는 내내 신났고, 즐겁게 준비했어요. 3개월이라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고 무사히 마무리하게 돼서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시청자들은 고경표와의 러브 라인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구체적인 장면은 그려지지 않았다. 엔딩에 ‘썸’의 여지만을 남겨놓고 끝났던 것. 이에 전소민은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며 웃어보였다.

“처음 대본을 보고 (경표씨와) 로맨스에 대한 생각을 안했어요. 그래서 개인적인 아쉬움은 없었죠. 오히려 뭔가 ‘썸’의 여지를 두고 종영이 돼서 쑥스러웠어요. 시청자분들이 많이 아쉬워해주시니까 그만큼 경표씨와 케미가 좋았다는 거잖아요. 그걸로 만족합니다.”

전소민은 드라마 중반 내부 사건으로 배역의 비중이 약간은 줄어들어들었다. 이에 대해 속상함도 있었을 듯 했다. 하지만 역시 ‘긍정 소녀’답게 무사히 종영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자신의 자리와 역할을 정확히 인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배역 비중이 줄어서) 속상하지는 않았어요. 타이틀은 주연이지만 드라마의 중심인물은 경표씨거든요. 저는 경표씨를 서브해주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기대에 대한 실망은 크지 않았어요. 너무 감사하고 다행인건 무사히 종영했고 시청자분들이 많이 봐주셔서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불의의 사건 때문에) 스토리가 조금 더 앞당겨졌을 뿐이에요. 내부적인 흔들림은 없었고 원래 드라마 스토리가 어두웠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가 원래 밝지는 않았어요. 드라마 촬영하면서 웃은 부분이 엔딩밖에 없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큰 변화가 느껴지지는 않았죠.”

▲ 사진=엔터테인먼트 아이엠 제공
전소민은 2013년 ‘오로라 공주’로 주연배우 입지를 굳혔지만 이후 이미지의 한계에 부딪혔다고. 그래서일까. 연기활동의 공백기가 꽤 길었다. 그는 한정된 이미지 속에서 연기와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이 큰 고민거리였다고 말했다.

“제가 (일부러) 안 나온 건 아니고, 선택받아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출연 기회가 많지 않아서 공백이 길어졌어요. 다행히 예능을 하기 시작하면서 출연 제의가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크로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었지만 한계가 있었겠죠. 이미지의 한계나 선입견 때문에 제약이 있었던 것 같아요. 돌파구가 된 것 같아서 너무 다행이었어요. 그래도 아직 다음 작품을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긴 해요. 좋은 작품을 긴장하면서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에요.”

이미지의 한계라는 커다란 벽에 부딪힌 전소민에게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의 출연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연기활동에 있어서도 돌파구를 제시해줬을 뿐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까지 허락됐다.

“저한테는 드라마 공백이 크기도 하고, 이미지의 한계에 부딪쳐서 돌파구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사실 해보지 않은 분야라 두려웠지만 부딪치기로 했어요. 하다 보니 재밌었고, 시청자분들도 좋아해주셔서 좋은 기점이 됐죠. 많은 이미지가 생긴 것 같아서 너무 고마워요. ‘오로라 공주’가 첫 번째 기점이었다면 ‘런닝맨’은 두 번째 기점이네요. 다음 한계에 부딪히면 또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겠죠.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나봐요. (웃음)”

특히 ‘런닝맨’에서 ‘제2의 월요커플’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 이광수와의 환상적인 호흡이 자주 눈에 띄었다. ‘다투다 정든다’는 소리가 있다고 실제 커플일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전소민은 “저희는 정말 안 사귑니다”라고 웃으며 확실한 선을 그었다.

“저희는 정말 안 사귑니다. (그런 오해를 받으니) 일부러 거리를 두는 건 아니지만 방송할 때 의식하게 되더라고요. 재밌게 봐주시니까 너무 좋은데 남녀사이로 봐 주시는건 부담스럽죠. 광수오빠는 정말 멋지고 존경스러워요. 만약 사귀면 이 정도로 장난을 치지는 않을 거예요. 그래도 저는 감사해요. 호흡이 돋보인다는 거니까요. 오해 안하셨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친한건 광수오빠가 하는 플레이들이 저의 취향 저격이에요. 그런걸 보면서 감탄을 아끼지 않죠. 대화도 잘 통하고, 자상해요. 그래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어요. 또래의 힘이 큰 것 같아요. 결혼하신 분들도 많으신데 밤낮가리지 않고 아무 때나 만날 수도 있고요. 광수오빠는 방송과 똑같아요. 장난을 많이 치죠.”

‘런닝맨’에서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은 듯한 전소민의 예능감은 대중들의 호감을 이끌어냈다. 여배우지만 솔직하고 당찬 매력으로 마음을 사로잡은 것. 하지만 ‘크로스’에서 진지한 연기를 하는데 방해가 되거나 오히려 이미지의 한계가 생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걱정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따지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해서 예능에서 충실하지 않으면 이미지를 깰 수도 없어요. 모든 가리지 않고 내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다른 고민은 사치인 것 같아요. 오히려 친근하고 가까기 다가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크로스’를 선택한 이유도 예능과 상반된 이미지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만약 잘 소화할 수 있다면 그런 걱정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 사진=엔터테인먼트 아이엠 제공
가족 같은 ‘런닝맨’의 현장 분위기를 입증하듯 최근 독립한 전소민에게 멤버들은 살림살이를 톡톡히 챙겨줬다고 한다. 특히 유재석의 주도하에 선물공세가 이어졌다고. 이로써 ‘국민 MC’ 유재석의 미담이 한 개 더 추가됐다.

“현장가면 재석오빠랑 담소 나누는 게 너무 재밌어요. 쉬는 시간에도 얘기 많이 하고 잘 받아주시고 하니까 그런 면에서 감사하다고 얘기했어요. 참, 저 이번에 처음 독립했는데 재석 오빠가 TV 사주고 광수오빠가 소파 사줬어요. 어쩌다보니 집들이를 하게 됐어요. 첫 독립 축하한다고 하나씩 살림살이를 해주시더라고요. 집은 좁은데 큰 거 사주시더라고요. 항상 무릎 꿇고 TV를 보고 있어요. 석진 오빠가 밥솥 사주셨어요. 재석 오빠가 사주신다고 하니 주변에 있던 사람들만 얼떨결에 주신 거예요. (웃음) 거의 재석 오빠 때문에 살림의 반이 채워졌죠.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배우가 모든 것을 다 내려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진심’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이렇게 내 모습을 다 보여줘도 될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예능 시스템을 잘 몰라서 즐겁게 노는 게 제 일이예요. 오히려 스스로를 제어하지 않다보니 캐릭터가 생겼어요. 다행이 즐겁게 봐주시더라고요. 이제 1년차인데 모든 걸 다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에 있어 ‘진심을 진심으로 받아주지 않으시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되요. 그래도 열심히 재밌게 해야죠. 저는 솔직한 게 좋고 ‘진심은 통한다’라는 생각은 변함없어요. 그게 제일 아름다운 거라고 생각해요.”

긍정적인 생각은 삶을 아름답게 만든다. 오랜만의 복귀작에 어려움이 있어 불평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크로스’를 자신의 ‘출발선’이라 표현했다. 작품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 자신의 자리와 역할에 충실히 하는 태도는 그가 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내 주고 있다.

“모든 옷들이 다 소중하잖아요. ‘오로라 공주’가 드라이 클리닝해서 장롱에 넣어둔 작품이라면 ‘크로스’는 출발선으로 남을 것 같아요. 이걸로 또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시청자분들께도 다른 이미지를 각인시켜드린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을 끝내고 필모그래피에 남겨졌을 때 이전 작들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요. ‘크로스’도 그 중 하나로 남을 것 같습니다.”

최하은기자 rinon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