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스타칼럼-비원에이포] 3부. B1A4 '넌 뭐가 좋니?'

기사 등록 2012-10-07 02:07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조정원기자]지난해 풋풋한 소년의 이미지로 데뷔, 첫 앨범 ‘렛츠 플라이(Let’s fly)’ 발표 후 짧은 공백을 갖고 연이어 앨범을 발매한 비원에이포(B1A4)는 단숨에 11만 명이라는 탄탄한 팬덤을 확보했다. 1년차 아이돌로는 이례적인 팬덤으로, 여느 대형 아이돌들 부럽지 않은 사랑을 받고 있다. 1명의 B형과 4명의 A형 혈액형이 만나 이뤄진 비원에이포. 그동안 그들의 컬럼이 연재된 후 수많은 팬들의 큰 성원을 받았다. 그래서 더 감격스런 비원에이포. 무대 위에서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흔들림 없는 가창력으로 완벽함을 만들어내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영락없는 20대 청년들. 이들의 무대 밖 이야기를 바로에 이어 산들이 직접 들려준다. // 편집자주.

바로에게 바통을 넘겨받았다.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나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시작해본다. 나는 우리의 특별한 취미에 대해 이야기할까 한다. 음악과 무대에 관한 것들은 과감히 배제하고 다른 이야기들을 해볼 생각이다.

# 바로의 손

바로는 대기 시간이라던가 연습 시간 때, 시간만 나면 여기저기 가리지않고 '슥삭슥삭' 낙서를 한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그 낙서종이를 '쓱' 하고 내민다. 그 낙서를 보고 있으면 참 '얘는 도대체 머리에 뭐가 들었을까' 궁금해지기 일쑤다. 낙서라고 하기에는 훌륭한 그림 솜씨도 그렇지만, 그림으로 표현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바로가 가장 자주 그리고 잘 그리는 그림은 우리 멤버들의 얼굴이나 캐릭터 같은 것들이다. 멤버들의 사소한 특징들을 예리하게 캐치해서 그걸 캐릭터화 시키는데 모두 한바탕 웃고 지나갈 때가 있는 반면, 나머지 멤버들이 복수의 칼날을 갈며 바로의 캐릭터를 말도 안되게 과장되게 그려서 복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

바로그림01.jpg

예를 들면, 다람쥐 앞니를 몸통 크기 정도로 크게 그린다던가 꼬리를 징그럽게 길게 그린다던가 하는 것들 말이다. 혹은 얼굴은 다람쥐인데 몸은 바로처럼 복근도 있고 몸 전체에 울끈불끈 근육이 잡힌 사람의 몸을 가진 상상 속의 동물을 그려내기도 한다. 어찌 보면 유치한 다툼이지만 점점 상상력이 풍부해지는 것 같아서 나쁘지 않다.

가끔 식당에 식사를 하러 가면 벽에 낙서가 되어 있는 곳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바로는 이런 기회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한번은 어느 고기 집에 식사를 하러 갔는데 그곳에 다녀간 사람들의 낙서가 벽에 빼곡히 들어차 있는 곳이 있었다. 식사가 끝나자 어디선가 펜을 구해 와서는 벽 가장 높은 곳에 'B1A4 동물농장'이라는 제목으로 여우, 곰, 오리, 다람쥐, 강아지 우리 다섯 명의 캐릭터를 쓱쓱 그리는 것이었다. 단 한 번의 막힘도 없이 그것도 너무나 흡사하게 우리를 표현하는 걸 보고 '역시 바로'라고 생각했다.

참, 바로가 회사 대표님의 캐릭터를 그려서 혼이 난 적은 있었다. 이유는 너무 특징을 잘 잡아내서. "내가 이렇게 생겼냐"며 화를 내셨다. 잘 그려도 혼이 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하하

바로그림02.JPG

# 산들의 눈

나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어디를 가든 늘 카메라와 함께한다. 인생의 빛나는 날들, 소중한 시간들을 기록으로 남겨둘 수 있다는 게 너무 좋고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도 그 사진들을 꺼내 보면서 지나간 날들을 추억할 수 있어서 좋다.

지난 스타칼럼 1부에서 바로가 말했듯이 우리는 다섯 명이 서로에게 '추억을 먹고 산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옛 추억들을 떠올리며 수다 떨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그 '수다'에는 그동안 찍어둔 사진들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기도 한다. 사진을 보면서 "이땐 그랬었지", "여기서 우리가 뭘 했었지"라는 식의 대화를 하다 보면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수다 삼매경에 빠지고 만다.

산들폴라.jpg

나는 얼마 전까지 폴라로이드 사진의 매력에 푹 빠져서 한동안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곤 했었다. 카메라 셔터의 주된 대상은 멤버들이나 주변 스태프 분들, 그리고 내 셀카 사진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폴라로이드 사진의 매력은 단 몇 분이지만 사진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의 그 설레임과 세상에 단 한 장 밖에 없는 사진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폴라로이드 사진은 추억을 공유하는 의미로 멤버들이나 주변 분들에게 선물로 드리기에도 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해서 사진을 더욱 많이 찍고 있는데 폴라로이드 사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여러 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도 있고 밝기나 색상, 초점, 셔터 속도 등의 조절을 통해 같은 배경에서도 다양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한 매력이다.

사실,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까지는 모르는 점도 많고 배울 것이 너무나 많다. 요즘은 카메라에 대해서 몰랐던 것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색다른 사진을 찍어 놓고 나면 마음이 뿌듯해진다.

그리고 요즘은 인물 사진도 많이 찍지만 풍경 사진이나 사물, 어딜 가면 우리를 보러 와준 팬 분들의 사진도 많이 찍는다. 스타칼럼에 내가 찍은 팬 분들 사진도 공개하고 싶었지만 팬 분들도 초상권이 있기에 생각으로만 끝내기로 했다.

사진 찍기에 재미를 붙인 이후로 기회가 되면 한 번쯤 카메라를 들고 혼자 여행을 떠나 보고 싶어질 때가 종종 있다. 일상을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보고 싶기도 하고 또 거기에서 보고 느끼는 것들을 카메라에 담아 보고 싶다. 사진에 담아온 여행의 감동과 감정들이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큰 힘이 될 것만 같다.

'승부욕'하면 비원에이포

비원에이포하면 승부욕을 빼놓을 수 없다. 모두 생긴 것과는 다르게 전원 승부욕이 엄청나게 강하다. 처음 멤버들의 승부욕에 대해서 피부로 느꼈던 적은 내가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했던 팔씨름을 통해서였다. 팔씨름의 주제는 설거지와 청소.

다들 겉보기에는 마냥 착하고 순할 것만 같았는데 막상 게임이 시작되자 그 착한 눈빛은 온데간데없고 이글이글 눈에서 불이 나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쉬운 상대일 거라 생각했던 진영이 형이 생각 외로 너무 강해서 놀랐다. 늦게 들어온 나만 몰랐던 사실인데 진영이 형에게는 멤버들이 붙여준 '대단한 오른팔'이 있었다. 진영이 형의 '대단한 오른팔'은 팔씨름을 하면 두 배로 두꺼워지고 거기서 엄청난 파워가 나온다. 아무도 이길 수가 없다. 진영이 형의 말에 따르면 고등학교 시절 반에서 팔씨름으로는 형을 이기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우리끼리 팔씨름을 하면 항상 결승전은 형들의 차지다. 그리고 우승은 언제나 진영이 형이 한다. 진영이 형의 승부욕에 대해서는 마음먹고 얘기하면 몇 시간을 해도 모자라다. 진영이 형이 배워본 적도 없는 양궁이나 펜싱 같은 운동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도 특유의 승부욕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멤버들과 같이 오래 지내면서 알게 된 사실은 나를 포함해서 우리 멤버들은 모두 지는 걸 죽기보다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승부욕은 우리끼리의 내기에까지 이어진다.

연습을 할 때 딱딱 잘 맞는 날이 있는가 하면 이상하게 잘 안 맞는 날이 있다. 그럴 때는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도중에 틀리는 사람이 치킨이나 피자, 족발 등 야식을 쏘는 내기를 하는데 참 신기하게도 계속 안 맞던 것들이 내기를 시작하자마자 어느 한명 틀리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내기를 걸면 사소한 것들도 승부욕을 발휘하는 우리들의 성격 때문에 의외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B1A4_단체추가.jpg

최근에 우리 사이에서 했던 가장 큰 내기는 진영이 형과 바로의 노트북 내기였다. 지난 아이돌 올림픽에서 진영이 형이 펜싱 종목에 출전하게 됐는데, 진영이 형은 한 번도 펜싱을 해본 적이 없던 터라 우리는 걱정이 많았다.

이때 바로가 진영이 형의 승부욕을 자극해 좋은 성적을 내게 하겠다며 진영이 형에게 내기를 제안했다. 만약 형이 펜싱에서 금메달을 따면 자기의 노트북을 주겠노라고. 마침 노트북이 고장났던 진영이 형은 흔쾌히 그러자고 했고 결과는 바로의 참패였다. 진영이 형의 승부욕이 발동해 금메달을 거머쥔 것이다. 바로는 노트북을 안고 작별 인사까지 했지만 진영이 형이 아량을 베풀어 노트북 대신 마우스를 주는 것으로 내기는 끝이 났다. 그 이후 바로는 노트북 같은 무리한 내기는 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좋아하는 편의점 족발 내기를 주로 한다.

최근에는 연습실에 들여 놓은 탁구대를 이용해 탁구 내기를 종종 한다. 탁구를 쳐서 그날의 씻기 순서를 정하기도 하고 다음 날 스케줄 이동 시 차량의 자리를 정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점수로 등수가 다 매겨진 후에 누군가 동정심을 자극하거나 떼를 쓰면 무효화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럴 때는 전 국민의 게임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다시 정한다. 실컷 힘들게 탁구를 쳐놓고는 말이다.

우리는 하루를 내기로 시작해서 내기로 끝낸 적도 있다. 그래봤자 그날의 메뉴 선택이나 음료 내기 같은 사소한 것들 뿐이다. 내기라고 하면 안 좋은 이미지도 있지만 우리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과하지 않은 적당한 내기는 기분 전환과 집중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다. 아마 우리는 앞으로도 이런 재미있는 내기는 계속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스타칼럼 3부의 주제를 'B1A4가 즐겨하는 것'으로 정해놓고 한참을 생각했다. 우리가 즐겨하는 것 중 어떤 얘기를 풀어나가야 보시는 분들께서 재미있게 봐주실 지 고민이 많았다. 그리고 1부에서 3부까지 읽어 보면서 많은 분들이 우리에 대해 조금은 더 알아갈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길 바랐다. 너무 진지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우리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해 드리고 싶었다.

4부에서는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제 그동안 담아뒀던 우리들의 속 이야기를 털어놓을 차례다. 이제까지 지켜봐주셨던 것처럼 다음 편도 기대해 주시기를...

글 : 비원에이포 산들
편집 : 황용희 (이슈데일리 국장) hee@issuedaily.com

* <4부> '우리들의 미래' 편으로 이어집니다.

조정원기자 chojw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