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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환의 영화 초이스]'내부자들', 감독의 의도는 무엇일까

기사 등록 2015-11-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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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은 어른들의 놀이공원이다. 영화 속에서는 인물들의 '욕망'이 뛰놀고 있기에 그렇다.

'내부자들'의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 분),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 분), 무족보 검사 우장훈(조승우 분)은 간절히도 무언갈 하고 싶어한다. 세 사람은 모두 각자의 욕망이 있는 것.

욕망이 무언갈 '하고 싶은 것'을 대표하는 단어라면 의무는 무언갈 '해야만 하는 것'을 지칭한다. '내부자들'은 결국 인물들의 욕망과 의무 사이에 놓인 전쟁을 다룬다.

우민호 감돈은 영화 속에서 안상구를 단순무식하지만 그 만큼 신의가 있는 인물로 그려낸다. 이강희는 똑똑한 만큼 비열하게 표현된다. 관건은 우장훈이다.우장훈은 빽도 없고 족보도 없지만 성공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이 지점은 안상구와 닮았다. 그러나 우장훈은 검사이기에 완벽한 밑바닥은 아니다. 용의 꼬리더라도 엘리트는 엘리트이므로 그런 차원에선 이강희와 닮은 면모가 있다.

이처럼 우장훈 감독은 '내부자들'에서 진짜 말하고 싶었던 자신의 의도를 우장훈을 통해 풀어나간다. 우장훈이란 캐릭터는 안상구의 심정도 이강희의 입장도 모두 이해가능한 '교집합'같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같은 뜻의 다른 표현, 한 인간의 욕망과 신의는 서로 일치할 수도 어긋날 수도 있다. 그렇기에 그 경계가 애매하며 그 모호함은 결국 선택을 요구하게끔 만든다. 여러 갈래의 길에선 어딘가 나아갈 곳을 택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한 인간이 어떤 사건을 신의에 따라서 행동하면 어떤 것을 갖고 싶더라도 도둑질을 할 수 없지만 욕망에 따라서 움직이면 갖고 싶으니까 도둑질은 할 수도 있다. 사실 인간의 윤리는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장훈은 영화 속에서 바로 그 '선택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우민호 감독의 성씨와 우장훈의 성씨가 똑같이 우씨인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 다시 쓴다. 영화 속 대사를 응용하자면 이는 '매우 필연처럼 보여진다'. '내부자들'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이 안상구와 이강희처럼 비춰지는 경우가 크지만 첨예하게 접근 했을 땐 실질적으로 우장훈이 그 역할을 중심이 돼 하고 있다.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극의 스토리 자체를 펼쳐가는 주체가 우장훈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민호 감독은 마치 빛을 투영하듯이 우장훈에게 자신의 의도를 피력하고 있다. 영화 속 안상구의 복수에는 명확한 목표 대상이 있고 이강희의 방어에는 흔들림없는 막강함이 있다. 하지만 우장훈에겐 오직 선택의 길만이 있다. 그러므로 우민호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진짜 말하고 싶었던 건 인간의 욕망과 신의, 그 충돌에서 발생하는 고민과 극복에 관한 목소리로 해석된다. '내부자들'은 탐욕이 권력을 향해 있고신의가 성숙을 향해 있다는 점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 핵심에는 우장훈이 있으며 영화 속에서 '무족보 검사'라는 설정은 마치 모순형용처럼 욕망과 신의의 은유로서 표현된다. 중요한 건 욕망이 본질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언갈 하고 싶다는 그 자체는 사실 선과 악의 경계가 아니다. 그 선택에 따라 선이 되기도 악이 되기도 할 뿐이다.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예처럼 요리사의 칼과 강도의 칼은 무언갈 하고 싶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방향과 선택이 다를 때 상방된 결과를 창출한다는 차원에서 다르다.

감독의 의도 역시 이런 맥락 속에서 흐르고 있다. '내부자들'에서는 무언갈 욕망하는 세 사람이 얽히고 섥힌다. 그렇게 영화 속에서 무언갈 욕망하는 사람들은 탐욕의 수준까지 넘어갔을 때 괴물이 되고 신의의 끈을 지켰을 땐 사람으로 남는다. 괴물과 사람의 차이는 남을 해칠 수 있을 만큼 탐욕적인 순간이 왔을 때 비로소 갈려지는 것. 탐욕을 선택하면 다른 사람의 아픔은 가볍게 무시될 수 있고 윤리를 선택하면 타자의 아픔이 중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우민호 감독이 '내부자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의도인 셈. 11월 19일 개봉된 '내부자들'이 앞으로 관객들에게 어떤 강렬한 의미와 메시지로 다가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