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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오피스', 감독의 의도는 무엇일까?

기사 등록 2015-09-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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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지난 3일 개봉된 '오피스(감독 홍원찬)'는 탄탄한 작품성을 확보한 영화다. 이는 ‘오피스’가 한국 스릴러 중에서도 독특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했기에 그렇다. 직장인과 사무실이라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 안에서 거친 장르적 변주를 통해 공포감을 선사한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오피스’는 사회적 메시지를 서스펜스로 풀어낸 심리스릴러라는 강점을 통해 직장인들의 불안과 고통을 장르적으로 승화시켰다. 제68회 깐느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해외 유수 영화제들의 초청되면서 이미 작품성을 검증받은 ‘오피스’. 그렇다면 홍원찬 감독은 '오피스'를 통해 어떤 것들을 말하고 싶었을까?

1. 치밀한 서스펜스, 복선의 힘

복선은 주로 문학에서 쓰이는 장치다. 대표적인 예로는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복선-왼손잡이)’이 있다. 소설 등에서 복선을 사용하는 이유는 복선을 통해 스토리의 감정선을 폭발시키기 위해서다. ‘오피스’ 역시 영화 속에서 복선을 진행시켜 이야기의 서스펜스를 증폭, 관객들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선사했다. 이는 홍원찬 감독이 영화 ‘추격자’와 ‘황해’를 각색해 본 특유의 경험과 감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피스’의 복선을 통한 서스펜스는 관객들에게 억지스러운 공포가 아닌 치밀하고 생동감 있는 서스펜스를 전달한다. 복선에는 개연성이란 특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오피스’는 천장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하나의 복선으로 깔리면 이후 극의 전개를 통해 다른 무엇으로 되돌아온다. 또 상사에게 불을 붙여주던 라이터는 추후 상사의 죽음을 암시하는 매개체로 다시 등장한다. 이는 ‘오피스’가 복선을 통해 극한의 서스펜스를 유발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2. 조직생활의 폭력성에 대한 고찰, 참신한 연출

홍원찬 감독은 영화 속의 인턴과 만년과장의 서러운 현실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을 격려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 전달방식은 평범함이 아닌 극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감독이 ‘오피스’를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일종의 ‘충격효과’를 주기 위해서다. 홍감독이 이런 방향을 선택한 이유는 조직생활의 야만과 폭력성은 ‘감동’이 아닌 ‘공포’를 통해서 훨씬 더 극명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관객들은 영화 속의 잔혹한 장면들을 관람하면서 간접적으로 약육강식의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 이는 관객 자신이 평소에 갖고 있던 직장에 대한 배경지식과 ‘오피스’가 전달하는 충격효과가 어우러져 조직생활의 폭력성을 명확히 느끼게끔 만든다. 홍원찬 감독은 자신의 의도를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그가 ‘오피스’를 통해 관객들의 정서와 심리를 좌지우지한다는 점이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사실 ‘오피스’의 핵심 포인트는 ‘직장인들의 불안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다룬다는 부분이다. 이는 어쩌면 뻔해질 수도 있는 이야기라는 난점과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양면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홍원찬 감독은 자신만의 독특한 연출력을 통해 영화를 참신하게 이끌어간다.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가족을 무참히 살해하고 사무실로 숨어들었다는 설정, 그 침입 때문에 같은 직장 동료들의 히스테리와 살해위협이 발생된다는 기발한 구성. 이는 홍원찬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발휘됐기에 가능했다. 영화의 극적 긴장감을 이끌어가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탄탄한 플롯은 감독의 연출력에서 비롯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결국 홍원찬 감독은 스릴러라는 장르에 사회적 메시지를 녹여내 ‘오피스’의 의도를 전달하려고 했다. 또 그는 긴박감을 이끌어가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지루할 틈이 없는 극의 구성과 설정을 연출, 이를 통해 조직생활의 폭력성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싶었다. 그러므로 ‘오피스’의 의도는 분명하다. 하지만 스토리를 결코 상투적이고 단순한 차원에서 진행시키지 않기에 ‘오피스’는 참신하게 자신의 의도를 피력한다.

'오피스'가 깐느 영화제를 비롯해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해외에서도 직장인과 조직생활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그의 독특한 연출력은 관객들에게 극한의 서스펜스와 몰입도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전 세계에서 먼저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오피스’. 앞으로 국내에서는 어떤 성적표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준환기자 akasoz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