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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음악으로 감성터뜨리기]'남과 여' 감성행 18, '참깨와 솜사탕' 편

기사 등록 2016-08-02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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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수정, 성찬얼 기자]'남과 여-감성행'은 인디음악 곡들을 남과 여의 관계를 통해 추천하고자 한다. 화려한 대중음악과는 다른 매력으로 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명곡들을 이야기와 함께 접해본다. <편집자주>

이번 열 여덟번째 편은 ‘참깨와 솜사탕’의 명곡들을 집중탐구하고자 한다.

# '딱 좋아'

그여자의 감상- 난 사실 참깨와 솜사탕의 우울한 느낌이 좋아. 밝은 분위기의 참깨와 솜사탕이 낯설 정도야. 평소에 잘 즐겨 듣지 않거든. 그래도 그 중에서 제일 많이 듣는 노래. 참깨와 솜사탕 노래 중 최초로 랩이 삽입된 곡이기도 해. 랩이 참 쫄깃해. 보컬 최기덕의 재발견!

그남자의 감상-보통 다른 노래는 상황에 맞춰서 남자나 여자나 보컬이 고정되잖아. 특히 이렇게 '친한 친구의 고백'이란 상황 속에선. 근데 이노래는 남자이기도, 여자이기도 해서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치 파노라마를 보는 것 같아. 거기다가 "왜 하필 왜 음악은 신이 나는 거지"라는 가사는 이 노래를 언급하기도 하는 것 같은, 메타적이랄까? '딱좋아'란 제목처럼 '딱 좋은' 노래야.

# '이즐께'

그여자의 감상-참깨와 솜사탕 이라는 아티스트를 처음 알게 해준 곡이지. '잊을게'라는 단어가 4번 반복되잖아. 느낌이 다 다르지 않아? 말처럼 쉽지 않은 속마음을 잘 표현한 곡 같아. 1번 들으면 '1곡만 듣기'를 설정하게 되는 곡 중 하나야. 새벽에 이런 슬픈 감정을 그대로 안고 잠들고 싶을 때도 있거든. 그런 날이면 이 곡을 밤새도록 틀어놓곤 하지.

그남자의 감상-너가 처음 이 노래 말했을 때 한참을 '잊을게'로 찾았었어. 그래서 진짜 한참 찾다가 포기했다니까. 근데 나중에 듣다보니 들어봤던 노래더라고 심지어. 딱 네가 좋아하는 그 스타일이어서 그때야 이 노래였구나 알았어. 가사 둘이 겹치는 그 순간의 허무함? 무너지지만 다시 다짐하는 그마음이 슬퍼...

# 'Rainy Dance'

그여자의 감상-이 노래는 처음 들어보네. 너도 알다시피 내가 '비'와 관련된 노래를 엄청 좋아하거든. 제목만 보고 엄청 기대했는데, 듣는 순간 '워우워워우우우워' 도입부부터 취향저격이었어. 비가 억수처럼 쏟아지는 날, 우산 안쓰고 우비만 입고 이 노래 들으며 거리를 걸어보고 싶어졌어.

그남자의 감상-난 사실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싱잉 인 더 레인(Singing In The Rain)' 부르는 장면을 진짜 좋아하거든. 탭댄스는 항상 나의 워너비기도 하고. 이 노래 들으면 그 장면이 생각나서 되게 행복해져! 그것도 혼자가 아닌 둘이서 함께 추는 빗속의 댄스라니, 낭만적이야.

# '어린왕자 콤플렉스'

그여자의 감상-'어린왕자' 책 좋아해? 그 책 요즘 다시 읽어봤어? 안 읽어봤으면 꼭 다시 읽어봐. 어릴 때 읽었을 때랑 완전 다른 느낌이라 깜짝 놀랐거든 난. 요즘에도 머리가 복잡할 땐, 어린왕자 책을 꺼내보곤 해. 이 곡도 그런 느낌이야. 현실이 답답할 때, 생각이 많아진 날 이 노래를 들으면 조금 나아지는 기분이 들거든.

그남자의 감상- 언제나 그랬지만 난 역시 제목이 좋아서 땡기는 곡들이 꼭 있다니까. ‘참깨와 솜사탕’이라면 이 곡이 그래. 매해 시간이 갈 때마다 관성적으로 살고 있는 거 같은 나를 돌아보게도 하고, 그래서 힘을 낼 수 있게 해주고. 결국 우리는 모두 나이가 들겠지만, 그래서 제목도 ‘콤플렉스’인 거겠지만, 언젠가 갈 길을 잃었다고 생각되면 이 노래를 꼭 들어봐.

# '여기까진가요'

그여자의 감상-2013년에 공개된 데뷔앨범 '속마음'의 '여기까진가요(Piano Ver)' 기억나? 드디어 완성 음원이 공개됐네. 사실 우리 처음 음악 이야기를 시작했을 땐 음악취향이 많이 달랐던 것 같아. 너도 이제 나의 음악취향 알지? 키워드로 말하자면 '아련'과 '담담'이야. 이 곡은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가사, 보컬 목소리 등을 다 갖춘 곡.

그남자의 감상-너 이 노래 음원 나왔다구 먼저 듣고는 나한테 꼭 들어보라고 했잖아. 어느 정도길래, 하고 들었다가 나도 모르게 출퇴근길 필청곡이 됐다니까. 읊조리는 것 같으면서도 노래인 것 같기도 한, 특유의 느린 리듬이 되게 몽환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아마 슬로우비디오를 음악으로 만든 것 같아서 들을 때마다 빠져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