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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창용의 스포츠톡톡]'청춘FC'도 고민한 한국축구 공격수 부재

기사 등록 2015-07-2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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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축구미생'들의 패자부활전을 진솔하게 그려낸 KBS 2TV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이 축구팬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축구에서 한 번 이상의 좌절을 경험한 '축구 미생'들은 안정환, 이운재, 이을용 등 2002년 월드컵 4강신화를 이룩한 전설들과 함께 패자부활전을 준비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테스트에서 묻히기 아까운 재능들이 대거 발굴됐다.

그러나 감독을 맡은 안정환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축구 미생'들의 인생 역정이 안쓰러워서도 아니었고, 누군가를 탈락시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아니었다. 바로 다른 포지션에 비해 부족한 공격수 자원 때문이었다.

안정환은 테스트를 하면서 "공격수가 없다"는 말을 되뇌었다. 월드컵 무대를 호령했던 안정환의 눈높이를 감안하면 '축구 미생'들의 수준은 그에 못미쳤다. 그러나 안정환의 눈높이가 높기만 한 것일까?

1960년대부터 한국 축구는 대형 스타들을 배출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이회택을 시작으로 1970년대 차범근, 1980년대 최순호, 김주성, 1990년대 황선홍, 최용수, 김도훈, 2000년대 안정환, 이동국, 박주영까지 스트라이커는 꾸준히 배출했다.

1990년대 급격하게 성장하며 한국 축구를 위협한 일본 축구의 아쉬운 점은 공격수 부재였다. 앞서 거론한 스트라이커에 비하면 일본 축구가 배출한 공격수 계보는 초라하다. 하지만 한국 축구도 공격수 부재라는 고민을 안고 있다.

안정환 이후의 공격수 계보를 잇는 선수는 누가 있을까? 먼저 36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그라운드 누비는 이동국이 있다. 그리고 부활을 꿈꾸는 축구천재 박주영도 있다. 물론 분데스리가를 호령하는 손흥민, 슈틸리케 감독이 배출한 이정협도 있다.

한국 축구의 강점은 중원에서 강하게 압박하면서 주도권을 잡은 뒤 결정력 있는 스트라이커가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체격 좋은 유럽 수비수들과 몸싸움에서 버티기 위해 빠르고 체격과 체력이 좋은 선수를 선호할 수 밖에 없었다.

이동국은 부상과 불운 속에서도 이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동국은 찬사만큼 비난도 많이 받았다. 열악한 상황에서 골을 시도하다 보니 성공보다는 실패 확률이 높았고, 실패는 곧 비난으로 이어졌다. 이동국은 그렇게 선수 생활을 보냈다.

안정환이나 박주영처럼 하드웨어보다는 테크닉과 축구 센스로 골을 만들어내는 선수들은 유소년에서 길러내기 어려웠다. 성적지향주의의 학원축구에서 창의적인 플레이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격수 부재는 어느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니다. 안정환 말대로 모든 축구인들의 책임이다. 생각이 바뀌어야 모든 것이 바뀐다. 성적지향주의 대신 보다 창의적인 축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을때 창의적인 선수들이 배출된다.

언제까지 메시, 호날두의 플레이에 감탄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왜 저런 선수가 안나오나 탄식만 할 것인가.

여창용 기자 hblood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