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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 '물괴', 그들의 새로운 도전...'한국 영화계 크리쳐물 바람부나'

기사 등록 2018-09-0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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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관희 기자[이슈데일리 장영준기자] '애자' '카운트 다운'을 통해 다양한 장르를 연출해 온 허종호 감독이 새로운 도전을 알렸다. 한국 최초로 사극을 배경으로 한 크리쳐물영화 ‘물괴’다. 한국에서 크리쳐물을 제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관객들과 영화 관계자들이 대부분 수준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편견에 맞서 어떤 영화를 제작해냈을까.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대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물괴’ 시사회가 진행, 배우 김명민, 김인권, 이혜리, 최우식 그리고 허종호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물괴’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공포에 휩싸인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조선시대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배경으로 제작됐음을 알렸다. 이전에 다른 크리쳐물과 다른 차별점을 각인시켰다. 이는 몰입감을 한껏 올렸다.

극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바로 살벌한 장면이 스크린에 비췄다. 역병이 도지던 과거, 왕은 전염병으로 조선이 혼란스러워지고, 자신의 자리까지 위태로워지자 이를 잠재우기 위해 병에 걸린 모든 이를 몰살시켰다. 그 곳에서 어린 명(이혜리)은 어머니의 도움으로 살아남았고 윤겸(김명민)은 그를 왕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직책까지 내려놓았다.

그 후, 윤겸과 그의 오른팔 성한(김인권)은 한양을 떠나 시골생활을 시작했다. 윤겸을 명을 딸로 삼았다. 명은 그들이 옛 내금위장이자 내금위장의 부하였던 사실을 모른다. 자신 역시 왕이 혼돈을 바로 잡기 위해 희생시킨 자의 자식이란 것을 모른다. 그렇게 그들은 나름 행복하고 소소한 삶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왕 명을 전하기 위해 허 선전관(최우식)이 찾아왔다. 이유인 즉, 중종(박희순)이 보이지 않는 괴물인 ‘물괴’ 때문에 나라가 흔들리자, 이를 이용해 자신을 위협하는 영의정 심운(이경영)과 그의 충신 진용(박성웅)으로부터 왕권을 지켜내기 위함이었다. 국민을 위해서라는 왕의 설득에 윤겸은 결국 성한, 명 그리고 허 선전관과 함께 ‘물괴’를 찾아 한양으로 나섰고 이렇게 극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크리쳐물임에도 불구하고 초반부에 ‘물괴’는 찾아볼 수 없다. 극에서 보이지 않는 괴물로 설정된 것처럼 관객들도 그를 볼 수 없다. ‘물괴’를 두고 싸우는 왕과 영의정 그리고 백성들 모습만이 스크린에 그려질 뿐이었다.

허 감독은 ‘물괴’의 존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공포심을 위해 활용될 때엔 스릴러란 영화 장르가 제대로 살아났다.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역병을 옮기는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공포심은 물론 긴장감까지 전달시켰다. 더불어 ‘물괴’의 존재원인에 대한 서사 장면은 관객들 스스로를 뒤돌아보게 만들었다. 긴장감과 공포 그리고 인간의 욕심에 대한 물음을 ‘물괴’는 명확하게 수행했다.

배우들이 보여준 환상적인 연기는 영화 밀도를 더욱 높게 만들었다. 김명민과 김인권의 케미스트리는 관객들을 긴장하게 만듦은 물론 코믹함까지 선사하며 극이 진행되는 내내 갖게 되는 긴장감에 쉴 틈을 제공했다. 완벽에 가까운 완급조절이었다. 둘이 함께 한 작품이 ‘물괴’가 처음이란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롯데엔터테인먼트
이혜리와 최우식의 연기호흡도 극 호흡에 큰 몫을 했다. 그들은 로맨스와 코믹을 적절히 섞어가며 관객들이 꾸준히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 최우식은 진중하면서도 허당적인 매력을 선보이였다. 영화 '마녀' 와는 또 다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연기력을 입증했다. 이혜리의 첫 스크린 도전도 눈에 띄었다. 브라운관에서 보여준 연기력이 그대로 묻어 났다. 최우식과 이혜리는 극을 타이트하게 만들기도, 애정 전선을 비추며 달콤하게도 만들었다. 김명민, 김인권에 뒤지지 않는 케미였다.

한국에서 크리쳐물이라하면 암묵적으로 거부감이 있다. 관객과 제작자 모두에게 말이다. 관객들이 한국 영화의 특수효과 연출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과 고정관념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허 감독은 편견에 맞서 호기롭게 ‘물괴’를 제작했고, ‘제 51회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 그를 통해 한국 영화계에 새롭게 크리쳐물 바람이 불길 희망한다.

한국에서 최초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크리쳐물인 영화 ‘물괴’는 오는 12일 개봉. 러닝 타임 105분. 15세 이상 관람가.

장영준기자 joon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