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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케치]‘두 남자’, 관객들이 바랐을 배우들의 만남

기사 등록 2016-11-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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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남남케미’가 대세다. 그 중에서도 진정한 ‘대세’들이 뭉친 ‘두 남자’가 부산국제영화제 공개 이후 발빠르게 대중들을 만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마블리’ 마동석과 ‘연기돌’ 최민호가 함께 한 이번 작품은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영화 ‘두 남자(감독 이성태)’의 언론시사회는 16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이성태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마동석, 최민호, 김재영이 자리했다.

먼저 제 1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단편 ‘십분간 휴식(2007)’ 이후 10년 만에 상업영화로 데뷔한 이성태 감독은 “너무 좋습니다”라는 짧고 굵은 한 마디로 모든 노고와 기쁨을 전했다.

그는 이어 “‘십분간 휴식’이 2006년 촬영이니 10년만에 촬영을 한 셈이다”라며 “제목을 잘 지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10년간 휴식이 될 줄이야”라고 전작을 언급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성태 감독은 또 “즐겁게 해주는 시나리오를 쓰고 싶었는데 시나리오를 잘 못 쓴다는 걸 깨닫고 제가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고민을 했다”며 “흥행하는 영화를 찍어서 돈을 벌고 싶어 했단 걸 깨닫고 깨닫고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쓴 게 ‘두 남자’가 좋은 배우 스태프들과 만나서 10년만이지만 세상에 내놓게 돼 감회가 새롭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영화에서 불법 노래방 사장인 형석 역을 맡은 마동석은 “저의 어떤 모습보다 영화를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 영화가 매력이 있는 지점이 더 사실적인 묘사와 조금 우울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라며 “저도 우려한 게 있는데 작품 자체가 집중하고 달려나갈 수 있게 돼서 좋게 생각한다. 제 캐릭터가 영화 자체에 녹아있어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작품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춘, 가출 청소년들의 리더인 진일 역의 최민호는 이 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노라고 털어놨다. 그는 “진일이란 인물을 만났을 때 두려움도 있었다. 어릴 적부터 활동하면서 가진 이미지를 한 번에 뒤집는 거라 이런 이미지가 많은 분들에게 어떻게 각인될까 싶었다”며 “스스로 어색함을 줄여야한다고 생각해 담배도 배우고 욕설도 하고 저로서는 새롭게 하는 것도 옛날부터 해온 거처럼 연기하는 데 중점을 뒀다”라고 과정을 설명했다.

이들과 또 다른 악연으로 얽힌 성훈 역은 김재영이 분했다. 그는 “영화에서 못되게 나왔는데 원래는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이어 김재영은 “감독님께서 이미지만 보고 캐스팅하셨다고 하시더라. 제 안의 악이 보인다고 하셨다. 감독님과 같이 많은 상의를 했고 저도 과거 ‘놀던’ 기억들을 떠올리기도 했다”고 배역에 대해 얘기했다.

마동석은 이 작품을 선택한 것에 대해 “장면 자체도, 그 장면마다 담긴 사람들의 드라마도 와닿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걸 한 번 더 벗어나는 부분들이 있었다”며 “그런 새롭고 기발한 걸 떠올린 감독님을 뵙고 싶었다. 실제로도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좋은 분이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최민호 역시 이 작품을 선택한 비화를 털어놨다. 그는 “마동석 선배님과 먼저 알고 지낸 사이였다. 회사랑 출연으로 상의하던 중 선배님한테 연락이 왔다. ‘혹시 할 거니?’ ‘회사랑 상의하고 있습니다’고 하니 그때 선배님께서 우리끼리 하면 어떨까, 하셔서 같이 했으면 좋다고 했다”며 “제가 도전하는 거에 대해 박수쳐주시겠다고 얘기해주셨다. 그 말을 들으니 더 하고 싶어져서 제가 달려들었다. 캐릭터에 다가가게 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곁에 있는 선배 배우 마동석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재영은 자신의 배역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냥 센 것만으로는 상대방에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감독님께서 형식적인 악역은 안했으면 좋겠다는 말에 어릴 적 학대를 받고, 그런 여러 가지 설정이 있었다”라고 설명한 후 “열심히 했다”라고 덧붙여 좌중의 훈훈한 미소를 자아냈다.

‘두 남자’는 가출소년, 뒷골목 세계를 다룬 만큼 액션장면도 곳곳에 존재했다. 이런 액션장면들에 대해 “액션 장면은 마동석 선배님께서 지시하는대로 하니 다 되더라. 민호랑 옥상에서 넘어가는 장면에서 등을 다쳤다. 한번 찍으니 더 무서워서 못하겠더라. 그래서 감독님께서 잘 넘어가주셨다”라고 김재명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에 민호는 “사전에 합을 많이 맞췄다. 마선배님이랑 같이 할 때는 ‘한 방에 K.O.’라는 설정이 있어서 잘 때리고 잘 맞았다”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이성태 감독은 “사실 두 분이 모르는 건 마선배님께서 부상을 자주 당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성태 감독은 “민호가 많이 맞는데 촬영장에서는 다치지 않고 마선배님이 항상 다치곤 했다. 첫 촬영이 모텔이었는데 조감독님이 늦게 컷을 하셔서 실제로 목이 졸리셨다”며 “다음엔 편의점 장면에서 쓰레기통을 맞고 손목을 다치셨다. 안 아픈 척 하셨다. 나중에 민호가 쇠파이프로 때리는 장면에서는 아대를 차고 싶어하셨는데 워낙 찰 수 없는 팔뚝이라 팔꿈치에만 댔다. 그런데 민호가 거기만 빼고 때리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에 민호가 “이 자리를 빌어 선배님께 죄송하다”고 말했고 마동석은 “아, 시원했다”라고 대꾸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마동석은 또한 '부산행'에서 임산부의 남편, 이 작품에서 중학생 딸을 둔 것을 "'나이를 먹는구나' 싶다. 좀 더 지나면 큰 아들, 딸이 생기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 속에서도 빛나는 케미를 담아낸 ‘두 남자’는 오는 30일 개봉을 앞두고 그 윤곽을 드러냈다. 한창 세계가 차가워질 연말, 두 남자의 뜨거운 대결이 극장가를 달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사진 김혜진 기자 hyejinn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