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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김명민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숨겨진 이야기, 오기 생겼다

기사 등록 2019-09-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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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이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점령하며 우리가 몰랐던 69년전 그 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남북전쟁을 휴전시킬 수 있었던 인천상륙작전을 우리가 공부하는 역사의 한페이지만, 그 이면에 학도병들의 희생은 묻혀 있었다.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은 평균나이 17세, 훈련기간 단 2주. 역사에 숨겨진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되었던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영화. 김명민은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에 사명감을 가지고 임했다.

-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에 출연하기로 마음 먹은 순간은 언제인가?

제가 참여하게 된 계기는 곽경택 참여 확정부터다. 이명흠이란 대위를 조금씩 알게되면서 역사적인 사료가 없어 어떻게 연기를 해야하나 막막함이 있었다. 반신반의 했는데 곽감독님이 유가족과 참정용사들을 만나시며 고증을 찾아내셨다. 공식적인 자료에서 찾을 수 없는거 찾아서 말씀해주셨다. 낱낱히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너무 기가 막혔다. 이런 대단한 작전이 있단걸 나도 몰랐다. 동시대를 살고 있는 참전용사들이 여전히 계시고 극비에 진행됐고, 이후에 나라에서 감췄다. 97년이나 되서야 해병대에 의해 유골이 발견됐다. 그런 부분이 이해가 안됐다. 오기같은 것도 생긴 것 같다.

- 첨단 장비나 기교보다는 학도병들의 감정을 잘 따라간 점이 장점인 영화다. 영화는 만족스럽게 봤는지

대본보다 잘 나온 것 같다. 화려한 기법을 쓴 스펙타클한 영화는 많다. 대신 우리영화는 조금 올드해보일 수 있지만 배우의 감정을 따라가는 것이 잘 보여졌다. 첨단 장비를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카메라 감독님들이 하나씩 잡고 바닥에서 똑같이 눕고 기고, 뛰면서 촬영했다. 곽경택 감독님께서 촬영 전에 '우리영화는 기교 부릴 영화가 아니다'라고 하신 적이 있다. 그 묵직한 의도가 영화에서 잘 녹아들었다.

- 지금까지 많은 전쟁영화들과는 달리 많은 것들을 덜어내는 작업이 많았던 영화다. 전쟁영화가 104분의 러닝타임이다. 기승전결을 확실히 담아내면서 가지를 많이 친 느낌이다.

영화가 담아내야할 건 세 가지다. 상륙을 왜 했는지, 어떤 인물들이 거기서 버텨냈는지, 마지막 퇴각하는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다. 사료를 바탕으로 저희가 보여줄 수 있는건 한계가 있다. 세 가지를 목표로 하고 거기에 맞춰 쓸모없는 것들은 덜어내셨다. 곽경택 감독님 아니면 못했을 선택이다. 밸런스가 잘 맞은 것 같다. 익숙해져있는 히어로 영화는 감정들을 향해 달려가지 않나. 저희 영화는 그런 부분이 없다. 역사적인 사실을 최대한 반영했다. 영화를 많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어린 민초들이 나라를 지켜낸 이야기다. 어떤 정치적인 메시지도 담겨있지 않다. 희생정신만 있을 뿐이다.

-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을 104분이란 러닝타임에 맞추기 위해 이명준 대위의 이야기는 학도병들이 비해 적다. 보통 김명민이란 배우가 주는 서사와 힘이 다시 한 번 느껴지는 대목이다. 분량이 적어도 존재감은 확실했다.

이명준이란 리더의 몫도 있지만 학도병 이야기들이 주가 됐다. 만약 이명준의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군더더기처럼 붙었다면 밸런스가 맞지 않았을 것이다. 이명준의 이야기를 하느니 학도병의 사연을 하나 더 쓰는 것이 맞았다. 배우는 본인이 맡은 역할에 몰입하면 감정적으로 올라온다. 나는 이명흠의 입장에서 전사, 후사 다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런 과욕을 다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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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은 곽경택 감독, 김태훈 감독 투 트랙으로 작업이 진행됐다. 두 명의 감독과 한 작업이 어땠나.

"포지션이 명확하게 나눠져 있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다. 곽 감독님께서는 대본 작업을 하시고, 드라마에 초점을 맞춰주셨다. 김태훈 감독님은 전쟁신의 기술적인 장면에서 디렉션을 주셨다. 연기할 때는 주로 곽감독님의 디렉션을 따랐다."

- 과거 인터뷰에서 배우가 주는 영향력을 알기 때문에 작품을 고를 때 사명감이나 책임감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발언이 유독 '장사리:잊혀진 영웅들'과 맞닿아 있는 느낌이다.

영화를 고를 때 '이거하면 내 입지가 좋아지겠찌'란 생각으로 점철되면 김명민이란 사람이 지금까지 왔을까 싶다. 상업논리를 아예 배제하고 갈 순 없겠지만 그걸 먼저 생각하진 않는다. 매니저 손길이 많이 필요한 배우다.(웃음) 수많은 전쟁영화를 봐왔는데 그보다 잘 만들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이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읽으며 참전용산님들의 인터뷰를 보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다. 사랑을 받은만큼 알려야 할 권리도 있는 것 같다. 장사리 전투가 없었으면 인천상륙작전도 없었다. 배우가 '나 잘 먹고 잘살자'란 식으로 작품을 하면 너무 폭이 접은 것 같다. 나이를 먹으며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됐다.

- 이같은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

'불멸의 이순신' 을 찍을 때 한 여류화가 분께서 그림책자를 선물로 주셨다. 거기에 편지가 있었는데 간암 말기 투병을 하고 있었는데 이순신이란 인물을 보며 용기를 얻고자 했고 살고자 투병을 이겨냈다는 내용이었다. 소화암 아동들이 제일 좋아하는 위인이 이순신이라더라. 전 단지 이순신 장군을 코스프레한 배우다. 그 모든 영광을 제가 받는 것 같아서 민망하다. 제가 캐치해야 할 건 매번 작품을 하며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품을 할 때 책임감을 가지고 한다.

- 관객들이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을 어떻게 바라봤으면 하는가.

한 번 쯤 찾아보시고 장사리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장사리 전투가 언급되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시선을 돌린 작전',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작전'이라고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유지윤기자 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