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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데뷔일기]배우 위하준② “생활을 표현하는, 사람냄새 나는 배우 될 것”

기사 등록 2016-10-28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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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 ‘연예인이 되기까지 과정은 어땠을까’

한 번 쯤은 생각해볼 궁금증이다. 이슈데일리는 매주 ‘핫데뷔일기’ 코너를 통해 스타들의 데뷔 전부터 후까지, 대중들에게 자세하고 솔직하게 들려주고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한다.

녹록하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의 이야기를 담은 광고가 있다. 이 땅의 여느 청년처럼 광고의 주인공도 불안한 미래 속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버틴다. 그러나 주인공이 힘든 하루의 끝에 선보이는 거리 공연은 그의 불씨가 찬란하게 꽃피게 될 것을 짐작케 한다.

광고 속 자신이 연기한 인물의 삶을 현실에서도 유사하게 이어나가고 있는 배우가 있다. 비록 험난한 앞날이 예상되는 목표지만, 택한 길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던 위하준은 마치 자신의 자서전 같은 광고로 청년에게 위로를 전했다. 지금까지 그의 여정을 자세히 들여다본 ‘핫데뷔일기’는 광고보다 직접적인 그의 삶을 통해 더 큰 감동을 안길 수 있을 것이라 단언한다.<편집자주>

데뷔작으로 ‘차이나타운’을 선택한 위하준은 자신의 평소 생활과는 다른 어린 우곤이 되기 위해 변화의 과정을 거쳐야했다. 오디션에 합격했음에도 배역을 고심하게 했던 담배와 운전을 능숙하게 해내기 위해 그는 한 달 가까이 다른 삶을 배워나갔다.

“캐스팅이 결정되고 3~4주 동안 거울 보면서 담배를 매일 폈죠. 자연스럽게 펴야 되니까요. 첫 촬영 날도 차에서 대기하면서 계속 피다가 현장에 갔어요. 근데 정말 너무 센 담배를 준비해주신 거예요. 그래서 ‘제가 원래 피는 걸로 하면 안 될까요’ 여쭤보니까 안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 담배를 피는데 자꾸 기침이 나오는 거예요. 담배 연기를 삼키는 척 하려니까 너무 티가 나서 결국은 그냥 물고 있었어요. 영화에서 운전도 하는데, 제가 사실 운전을 잘 못해서 그것도 촬영 전에 부랴부랴 배우고. 그래서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게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촬영을 진행한 위하준에게 또 하나의 커다란 벽이 있었다. ‘차이나타운’에서 엄마 역을 맡은 김혜수와 호흡을 맞춰야했던 것이다. 신인 배우에게 김혜수라는 이름은 상당한 중압감을 안겼을 터. 그러나 모든 촬영이 끝난 후 그 벽은 위하준에게 큰 버팀목으로서 자리하게 됐다.

“김혜수 선배님과 촬영할 때 너무 떨렸죠. 내내 같이 찍어야 되는데 대선배님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걱정도 많이 됐고요. 근데 너무 잘 해주시고 장난도 많이 쳐주셨어요. 그래서 오히려 저는 그 마지막 날이 제일 편했습니다. 하나도 안 힘들고. 오히려 대선배님 앞에서 같이 하는 게 너무 감사했어요. 가까운 목표를 두자면 큰 역할로 그 분을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차이나타운’의 촬영을 마친 후, 그는 김혜수라는 배우의 진면목을 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신인배우로서 쉽게 녹아들기 힘들었을 뒤풀이 자리에서 그를 다른 배우들에게 직접 소개해주며 함께 축하를 나눴다고.

“‘차이나타운’ 개봉 후 뒤풀이 때 합류했어요. 촬영이 끝난 지 몇 개월이 지난 때였죠. 가보니 송강호 선배님부터 여러 선배님들이 계시니까 인사는 드려야 되는데 쭈뼛쭈뼛했죠. 대표님이 가서 인사하라고 하셔서 ‘선배님, 안녕하세요’ 하니까 처음에 못 알아보시고 ‘아, 예, 안녕하세요’ 하시다가 ‘자기잖아?’ 이러면서 손을 딱 잡아주시는 거예요. 송강호, 이성민, 이선균 선배님 다 계셨어요. 그 자리에서 인사를 시켜주시더라고요. 태구 아역했던 배우라고. 결국 방송은 안 됐지만, 그때 제가 박카스 광고를 찍었었는데 광고 찍은 거 축하한다고 계속 말씀해주셨어요. 갈 때도 손 잡아주시면서 잘될 수 있을 거라고 해주셨는데 당시에 그게 저한테 얼마나 컸겠어요. 그 이후론 못 뵀는데 항상 마음속에 감사함으로 있죠. 괜히 저 위치에 계신 분이 아니구나 느꼈습니다. 정말 전체를 보시더라고요, 다 챙기시고.”

그런 자리를 통해 많은 선배들을 만나며 위하준은 자신의 배우 활동을 착실히 쌓아나갔다. 그는 이어서 2015년 ‘나쁜 놈은 죽는다’에서 차명호 역, 그리고 ‘커터’에서 정태 역으로 출연하고 MBC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서도 극중 기자인 문채원(김스완 역)의 선배 기자로 분해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종횡무진 오갔다.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그에게 어떤 배우를 동경하는지 묻자 그는 ‘송강호 선배님’이라고 단번에 말했다.

“송강호 선배님이요. ‘변호인’을 제가 세 번 봤나, 네 번 봤나. 볼 때마다 막 미치겠는 거예요. 그래서 이전 작품도 찾아보고 또 이후로도 작품 새로 하시면 무조건 봐요. ‘밀정’도 무척 인상 깊게 봤습니다. ‘밀정’에서는 엄태구 선배님이 하셨던 그 역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그런 악역 스타일을 좋아해서 해보고 싶습니다. 군대에 있을 때는 ‘상속자들’을 보는데, 그 남정네들이 다들 설레면서 봤거든요. 특히 김우빈 선배님의 영도가 기억 남아요. 주변 선후임들도 네가 하면 어울리겠다고 하는데, 성격 면에서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비슷하더라고요. 연기적인 롤 모델은 송강호 선배님이고, 표현하는 부분이나 분위기로는 김우빈 선배님이 롤 모델인 것 같아요. ‘스물’에서 코믹하게 연기변신을 하신 것도 그렇고.”

위하준은 선배 배우들의 연기 얘기에 두 눈에서 빛을 내기 시작했다. 연기를 처음 접했을 때 그의 눈빛이 그렇지 않았을까. 여전히 연기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한 모습에서 그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봤던 연극 ‘너무 놀라지 마라’가 가장 인상 깊어요. 홍대의 산울림 소극장에서 했는데 그때 장영남 선배님 연기를 너무 감명 깊게 보고 팬이 돼서 그 분 하시는 ‘갈매기’랑 극단 골목길 작품들을 많이 봤죠. 그때 사인도 받았는데 이후 방송 쪽으로 오셔서 상도 받으셨잖아요. 잊을 수 없죠. 연극도 해보고 싶어요.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은 없으니까요. 학교를 쭉 다녔으면 동기들이랑 다 올려봤을 텐데, 후배들하고도요. 휴가 나와서나 시간 될 때나 항상 보러가거든요. 친구들, 동기들 하는 작품이요. 관객 입장에서만 박수를 치고 잘하는구나, 연출이 어떻구나, 그러면서 느끼는 부분이 있다 보니 저도 한 번은 해봐야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때의 열망을 아직도 가슴 속에 간직한 위하준,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입장이기에 더 많은 상상력으로 자신의 연기가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봤을 터. 어떤 연기를 하고픈지 그에게 묻자 위하준은 이렇게 대답했다.

“연기가 아닌 생활을 표현하는 것. 제가 연기를 할 때 추구하는 건 진정성이에요. 정말 어렵겠지만요. 캐릭터적인 변신으로 확확 바뀌는 그런 스타일보다는 어떻게 하면 연기하는 것 같지 않은, 진심으로 우러나온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요. 이 대사를 제 입장과 제 상황에 빗대서 진실 되게 할 수 있을까, 그걸 고민하거든요. 송강호 선배님을 보면 저런 의사, 저런 변호사, 저런 경찰이 정말 있을 것 같잖아요. 실감나고. 제가 추구하는 연기는 그런 스타일이에요.”

위하준은 그렇게 뚜렷한 연기적 색채를 가지겠다는 그림이 확고한 배우였다. 그 점이 그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인지도 모른다. 신인 배우로서 이정도의 포부도 대단하지만 위하준은 거기에 한 가지 목표를 덧붙였다. 바로 ‘사람다운’ 배우라는 것이었다.

“처음 연기 시작했을 때는 단순히 배우로 성공한 스타, 유명하고 광고도 많이 하는 그런 걸 생각했어요. 그런데 하다보니까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깊어지게 됐습니다. 후에 그런 얘기를 듣고 싶어요. ‘위하준?’이라고 물었을 때 ‘실제로 봤는데 인성 좋더라, 말도 잘 걸어주고 인사도 진짜 잘 받아준다’, ‘연예인 같지 않게 행동 한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과 ‘연기 진짜 잘한다’라고 평가받는 거요. 캐릭터에 잘 녹아서 자연스럽게, 제 방식대로 연기하는 것. 그리고 사람 냄새 나고 연기 잘하는 배우. 누구나 꿈꾸는 것이겠지만 그게 가장 큽니다.”

각오를 다지는 그의 눈빛은 한없이 깊고 맑았다. 세월이 지나면 처음의 다짐도 빛이 바래기 마련이겠지만, 그는 해이해질 때마다 스스로를 다잡을 의지가 충분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끝으로 자신을 지켜보고 응원해주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가장 진심이 담긴 한 마디를 부탁했다.

“그냥 지금 위치에서 큰 욕심 안 내고 하나하나 올라가서 배우로서나 사람으로서나 조금씩 발전하고 싶어요. 천천히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소제공=논현동 ‘바라는 것들의 실상’)

양지연기자 jy4429@ 사진 조은정 기자 j_e_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