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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염정아 “‘완벽한타인’, ‘스카이캐슬’, ‘미성년’ 모두 다 내 모습”

기사 등록 2019-04-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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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염정아가 '미성년' 인터뷰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아티스트컴퍼니
[이슈데일리 김혜린기자]‘SKY캐슬’에서 ‘억센 엄마’ 곽미향을 열연하며 대한민국에 열풍을 불러일으킨 배우 염정아가 영화 ‘미성년’을 통해 또 다른 ‘엄마’ 영주가 돼 돌아왔다.

‘미성년’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이다.

극 중 남편의 비밀을 알고도 담담한 영주 역을 맡은 염정아는 김윤석 감독에 대한 무한한 믿음을 보였다.

“김윤석 감독님의 첫 연출에 한 치의 의심도 없었어요. 그냥 잘하실 것이라는 믿음이 컸어요. 연기를 잘하는 디테일이 장난이 아니시잖아요. 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너무나도 섬세한 연출에 깜짝 놀랐어요. 제가 아는 이미지랑 너무 다르다는 생각에 궁금증이 가장 컸고요. 김윤석 감독님의 첫 연출작 시나리오를 저에게 주신다는 점에도 정말 큰 감동을 받았어요.”

김윤석이 가장 애정하는 신으로 뽑은 염정아, 김소진의 병원 신. 염정아에게도 이 신은 정말 잘해내고 싶었던 장면이었다.

“배우의 연기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병원 신은 저와 김소진 배우와의 호흡만으로 이뤄진 장면이기 때문에 더 잘해내고 싶기도 했죠. 또 기억에 남는 장면은 첫 촬영 때예요. 그때가 아마 오리집에서 만나는 장면 이었을 거예요. 그 때 너무 떨었던 기억이 나요. 제가 생각한 영주와 감독님이 생각한 영주가 다를까봐 가장 고민이었어요. 감독님이 자꾸 칭찬만 해주시니까 더 부담 됐던 것도 있어요. 그래도 감독님이 제가 놓치는 부분을 잘 잡아주신다는 점에 든든하기도 했죠.”

‘엄마 영주’가 아니라 ‘여자 영주’를 연기하고 싶었다는 염정아. 그에게 영주는 엄마이기 이전에 사람이었다.

“‘영주답게’ 문제를 해결하기가 가장 포인트였어요. ‘미성년’의 전개가 어디서 봤을 법한 사건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모두 다르게 헤쳐 나가잖아요. 영주는 나름 어른스럽게 이 일을 해결해보려고 해요. 워낙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기도 해요. 그래서 인정하기 더 어려웠을 것 같아요. 인정하고 나서 감당할 자신도 없었고요. 그래서 애써 담담한 척 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영주가 미희를 밀치면서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잖아요. 너무 싫은 여자인데 또 그 여자에게 죄책감이 드는 감정을 표현하기까지 많은 연구가 필요했어요.”

▲ 배우 염정아가 '미성년' 인터뷰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아티스트컴퍼니
공교롭게도 염정아는 ‘완벽한 타인’, ‘SKY캐슬’에 이어 ‘미성년’까지 세 번 연속 엄마 역할을 맡았다.

“모두 다 같은 엄마이기는 하지만 세 작품 다 다른 캐릭터예요. ‘완벽한 타인’ 수현이는 일상적이지만 가끔은 톡톡 튀어요. 또 워낙 특이한 남자랑 살고요.(웃음) 또 ‘스카이 캐슬’은 완전히 아이에게만 몰입하는 엄마잖아요. ‘미성년’에서는 공감이 많이 되는 현실적인 엄마인 것 같아요. 세 엄마 모두 제 모습이 담겨있기도 해요. ‘엄마’라는 역할은 이제 저에게 자연스러운 역할인 것 같아요. 제가 실제 엄마이기도 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최근 출연하는 작품마다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염정아는 ‘미성년’까지 흥행하면 어떠할 것 같냐는 질문에 춤을 추며 기뻐했다.

“지금도 작년에 비해 시나리오를 많이 받고 있어요.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이 많아진다는 부분에서는 너무 행복하죠. 행사에 참석할 때도 제 팬들이 함께해주면서 저를 응원해줘요. 처음 경험해보다보니까 아직은 어색해요. 정말 많이 감사하죠. 또 요즘 20대 팬들이 많이 생겼어요. 너무 기뻐요.”

영화는 ‘어른스러움’을 찾을 수 없는 어른의 모습과 ‘아이스러움’을 뛰어 넘은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성년’과 ‘미성년’의 의미를 곱씹게 했다. 염정아는 지금까지도 ‘성년’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진정한 어른’이라는 것이 최근 화두인 것 같아요. 평상시에 ‘객관적인 사람이 되자’ ‘내 자신을 컨트롤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 ‘아이들에게 객관적인 부모가 되자’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근데 그게 맘처럼 잘 안 되더라고요. 하지만 계속 되새기려고 노력해요. 어른이 되고 싶어서 그런 노력을 계속해서 하는 것 같아요. 저는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직도 그 과정 속에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가끔은 저도 못하는 제 자신을 아이가 컨트롤 시켜 줄 때 도 있어요. 그런 점에서 어른들도 아이들에게 배울 점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 배우 염정아가 '미성년' 인터뷰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아티스트컴퍼니
‘더 페이버릿’, ‘미성년’ 등 최근 여성이 중심이 되는 영화가 많아지고 있다. 염 배우는 이와 같은 상황에 감사함을 느꼈다.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늘어나고 있어요. 시나리오를 보면 장르가 많이 다양해졌다는 점이 느껴져요. 김윤석 감독님도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어 하셨어요. 그런 분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1991년 데뷔해 벌써 28년차 배우인 염정아. 그는 ‘장화홍련’, ‘카트’, ‘장산범’ 등 매 작품을 통해 색다른 연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아직도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너무 많다는 염정아의 눈빛에는 열정이 가득했다.

“멜로 장르는 제가 많이 안 해 봤더라고요. 해보고 싶어요.(웃음) 그리고 지금까지 많은 엄마 역할을 해봤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은 엄마 역할이 많아요. 사실 엄마라는 존재는 자식을 낳아서 기르고 있기 때문에 엄마인 것이지 모두 각기 다른 사람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더 많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저는 ‘미성년’ 같은 생활 연기가 너무 좋아요. 그래서 그런 시나리오 위주로 눈이 많이 가기도 하는 것 같아요. 계속해서 쉬지 않고 활동을 했지만 좋은 작품이 들어오면 쉬지 않고 바로 할 생각이에요. 다음 작품에서도 좋은 연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김혜린기자 gpfls0828@